국제 정치·사회

美, 아프간전 국민들 속였다 기밀문서 폭로

WP, '펜타곤 페이퍼'와 비슷

미국 정부가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면서도 국민들을 속였다는 기밀 문건이 폭로됐다. 이와 관련해 이 문건이 베트남전을 유발한 통킹만 사건이 조작됐다는 내용을 담은 ‘펜타곤 페이퍼’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정보공개법(FOIA)을 근거로 3년 동안의 법정 싸움 끝에 입수한 미 정부의 기밀 문건 내용을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400명 이상의 내부 관계자들이 미국이 아프간전에 거의 20년 동안 휘말린 이유를 가감 없이 비판한 내용이 담겼다. 아프간전은 2001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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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며 전쟁 황제로 불린 3성 장군 더글러스 루트는 “우리는 아프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결여돼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우리는 우리의 임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그는 2013년~2017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다. 또 그는 의회, 국방부, 국무부의 관료주의적 붕괴로 인해 미국 병사들이 죽었다고 비난했다.

WP에 따르면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2001년 이후 77만5,000명이 넘는 미군이 아프간에 배치됐다. 이 중 2,300명이 사망했고 20만589명이 부상을 입었다. 비공개 발언을 전제로 인터뷰에 참여한 미 관리들은 전쟁 전략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으며, 미국은 아프간을 현대 국가로 개조하려고 엄청난 돈을 낭비했다고 인정했다. 미 정부는 아프간전에 얼마를 썼는지 포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액수는 천문학적이라고 한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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