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생활금융 플랫폼 대세 된 '쏠'...글로벌 데이터시장서도 '순풍'

[데이터금융이 미래다]

<4>핀테크보다 더 편한 신한은행

핀테크기업도 인정한 편의성에

학군 정보에 야구경기 분석까지

'놀고 쉬는' 서민 일상 파고들어

가입자 1,100만...국내시장 압도

베트남 진출 한달만에 11만명

지난해엔 印尼서도 서비스 시작




‘원조’ ‘대표’ ‘선두’. 신한은행 통합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지칭한 단어들이다. 쏠은 S뱅크·써니뱅크 등 6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사용자환경(UX/UI)을 고객 중심으로 맞춰 지난 2018년 2월 출시됐다. 그해 500만명의 가입자 수를 기록한 쏠은 현재 1,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은행 앱의 대표적인 선두 주자다. 신한은행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2017년 디지털 전환에 나섰고 그 대표작이 쏠이다. 다른 은행보다 1년여 빠른 디지털 원조 선언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고 지난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취임 직후 쏠을 ‘온리 원(Only ONE)’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은행 본연의 업무를 넘어서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서비스까지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 타깃은 국내에서 이제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생활금융 플랫폼의 궁극적인 목표는 빅데이터 구축에 있다.

지난해 오픈뱅킹이 본격화한 후 쏠의 경쟁력은 더욱 빛났다.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 도입 전부터 쏠 개편작업에 들어가 통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마이(MY)자산’을 선보였다. 마이자산에서는 은행·카드·증권·보험·연금·부동산·자동차·현금영수증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이체 기능은 없었지만 사실상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앞서 지문·홍채인식 등 바이오 인증, 간편비밀번호, 패턴 등 고객이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간편 로그인, 보안매체 없이 연락처로도 보낼 수 있는 간편이체, 복잡한 우대조건 없이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쏠 전용 상품, 한번의 신청으로 가장 유리한 대출상품을 추천해주는 ‘쏠 편한 신용대출’, 24시간·365일 언제든지 상담과 뱅킹 업무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쏠메이트’까지 대부분의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했다. 오픈뱅킹의 뚜껑이 열리자 핀테크 업체들로부터 핀테크보다 더 핀테크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오픈뱅킹 직전인 10월 월간 이용고객이 500만명대였던 쏠은 오픈뱅킹이 본격화한 12월에는 600만명에 육박한 수치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쏠은 통했다. 2018년 ‘베트남 쏠’은 출시 한 달 만에 11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그 기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쏠’이 출시됐다. 신한은행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쏠의 디지털 노하우를 글로벌 현지 디지털뱅킹 플랫폼에 이식시키는 한편 해외 선도 디지털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글로벌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베트남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자인 ‘잘로’와의 제휴로 메신저뱅킹을 통한 신용카드 가입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삼성페이와 제휴해 베트남에서 무기명 선불카드 발급, 오프라인 결제, 연락처 기반 간편이체 등의 서비스를 내놓았다. 부동산 플랫폼인 ‘무하반나닷’과는 신한베트남의 모기지 대출 연계 서비스를 선보이며 디지털을 통한 부동산 금융시장 확장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쿠라쿠’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한인도네시아와 연계된 대출 서비스를 선보였다. 베트남 1위 전자지갑 서비스 업체인 ‘모모’와 제휴해 국내에 있는 베트남 고객이 신한은행 글로벌S뱅크를 통해 휴대폰 번호를 기반으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 디지털 플랫폼 업그레이드와 함께 디지털을 통한 글로벌 확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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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쏠글로벌’도 마련했다. 쏠글로벌은 12개 언어로 해외송금 통화별 환율 우대와 수수료 비교 서비스가 가능하다. 예적금·체크카드 신규 가입과 입출금 내역, 환율 알림, 공과금 촬영 납부 등 외국인이 필요로 하는 업무를 담았다. 진 행장이 주도한 ‘쓰임(SSIM, Start! Small & Innovate Movemen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지털 유목민의 유연성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첫번째 성과라는 게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의 앱 기능이 비슷해지고 있지만 쏠만의 특화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 본연의 업무를 넘어 일상생활을 파고드는 쏠은 다양한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국 지역별 각 초등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아파트단지 및 매매·전세시세를 알려주고(학군별 부동산 정보검색), 칼럼과 팟캐스트 같은 디지털 콘텐츠도 다양하게 서비스한다. ‘쏠야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쏠을 통해 국내 프로야구의 경기 데이터, 상대 전적 비교, 경기 하이라이트 등을 볼 수 있다.

AI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네이버와 AI 기반 금융 서비스 플랫폼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AI 플랫폼 ‘클로바’를 운영하며 쌓아온 음성처리·챗봇(대화 로봇) 기술 등으로 신한은행 고객센터의 업무 자율화를 지원한다. 우선 네이버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한 문서 처리, 안면인식 기술 등을 내부적인 업무에 도입하고 이를 대고객 서비스 등에 접목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네이버의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서비스 채널 확장과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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