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권력 핵심뿐만 아니라 ‘외곽그룹’에서도 친문 인사들이 연이어 출마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임기 후반기에도 40%가 넘는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비문(非文) 후보와 대결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5일 민주당에 복당한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21대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송 전 위원장은 “대통령과 10년 이상 함께해왔기 때문에 그분의 심정을 미뤄 짐작할 때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국회 차원에서 준비하라는 속뜻으로 (국회에) 오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송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자문 그룹인 심천회(心天會)의 원년 멤버로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제주갑에 송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지역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제주갑의 박희수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밀실야합”이라며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역시 전남 나주·화순에 도전장을 낸다. 문재인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 전 회장은 농업계의 대표적 친문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출판기념회 당시 송영길 의원 등이 방문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날 이해찬 대표와 회동하는 등 당내에 확실한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회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에 참여하며 문 대통령을 지원사격해온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도 양산갑에 출마한다.
이들은 임기 후반기에도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을 기반으로 당선을 노리고 있다. 특히 출마 지역 후보들이 비문 색채가 강하다는 점에서 친문 대 비문 구도도 그려진다. 제주갑의 문윤택 예비후보는 ‘100% 국민경선’을 제안했다. 당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뽑는 후보자가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주·화순의 김 전 회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가짜뉴스와 관련해 낸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총선은 촛불혁명 완수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중차대한 선거”라고 하는 등 ‘문재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출마하는 손금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의 대표적 비문계라는 점에서 견제구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