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4.15 빅매치] 멀찍이 앞서가는 이낙연...'文심판'으로 역전 노리는 황교안

① 서울 종로 이낙연 vs 황교안

■이낙연

총리 지냈지만 당내 기반 취약

포용적 리더십 등 강점이자 약점

종로·수도권 대승 땐 위상 올라

■황교안

조국·지소미아 사태 때 세 결집

대안 없이 '반문' 쏠림은 우려

안철수계 품으면 승산 높일 듯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4·15 총선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위 사진)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일대를 찾아 주민과 함께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황교안(아래 사진) 대표가 창신1동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후보로 4·15 총선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위 사진)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일대를 찾아 주민과 함께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황교안(아래 사진) 대표가 창신1동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번 이낙연’이라고 적힌 파란색 선거용 점퍼를 입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이후 삼청공원에서 지역 주민을 만난 그는 오후에는 숭인동 경로당을 찾아 노인의 애로사항과 목소리를 들었다. 상인과 학생, 차 운전자 등과도 악수를 나누고 지나가는 차에도 깍듯이 인사를 했다. 시민의 기념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어느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전날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직접 찾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운동화에 빨간 점퍼 차림으로 창신1동 주민센터 인근, 숭인동·동묘역 일대를 ‘뚜벅이 모드’로 누볐다. 혜화동에 전셋집을 구한 그는 이날 오전만큼은 당 대표로 국회에서 보수 통합 작업에 힘을 쏟았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실행 불가능한 일”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61일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 총 지역구 253곳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정치 1번지’ 종로다.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대표가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 조사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각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황 대표와 이 전 총리 모두 각 진영에서 압도적인 1위다. 이번 대결이 ‘미리 보는 대선’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전 총리의 강점은 지지율과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이 주는 안정감이다. 그는 대선후보 선호 조사뿐 아니라 지역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크게 앞서 가고 있다. 실제 뉴스토마토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7~8일 종로구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708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54.7%로 황 대표(34.0%)보다 20.7%포인트 높았다. 풍부한 정치 경륜에서 묻어나오는 정무적 감각 또한 장점이다. 약점은 현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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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점이 곧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내에 이 전 총리는 ‘킹메이커’지 스스로 ‘킹’이 될 만한 인물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이 종로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크게 이길 경우 그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사’ 이미지, 포용적 리더십 역시 강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정치적 카리스마’ 부족으로 평가될 수 있는 탓이다. ‘정권 심판론’ ‘총리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위협 요인이다.

황 대표는 ‘정치 신인’으로 가장 빨리 당권의 중앙에 선 대권 주자다. 그는 ‘희생’이라는 단어를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2018년 홍준표 전 대표가 이끈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보수 진영에 2019년 2월 뛰어들었다. 부인과 창원 성산에 원룸을 얻어 4·3보궐선거를 지원하며 또 한 번의 처참한 패배를 막았다. 황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이 터졌을 때 존재감을 발휘했다. 삭발까지 한 황 대표는 광화문에서 대규모 거리 집회를 주도하며 보수 진영을 끌어모았고 결국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조 전 장관을 끌어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말 청와대 앞 단식투쟁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철회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연초에는 ‘보수 통합’ 승부수를 던졌다. 성공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찢긴 한국 보수 세력을 재건한 큰 공을 세우게 된다. 만약 중도개혁 세력인 안철수계까지 품고 종로 대전에 나서면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짧은 정치 경력이다. 황 대표는 1년간 ‘조국 사태’ ‘패스트트랙 정국’ 등 굵직한 사안에 몸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대안 없이 오로지 ‘반문·정권심판’ 목소리만 높였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거 슬로건 역시 정권 심판이다. 황 대표가 야권 대선 주자로 처음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은 탄핵정국에서 대구경북(TK)의 지지였다. 그것이 곧 뇌관이 될 수도 있다. 4·15총선에서 TK 친박 의원이 대거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하면 보수 진영이 재분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지훈·구경우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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