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끝없는 풍선효과...수도권 집값 다 오르나

시흥·군포 산본 등 소외지역도 들썩

산본 한라주공4 59㎡ 두달새 1억

김포·양주 등 경기 북부도 신축 활기

"우리 차례오나" 기대감 커져




# 군포 산본신도시 ‘한라주공 4단지 1차’는 입주 29년 차 아파트다. 전용 58.65㎡가 지난 8일 4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1월에는 3억 1,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1억원 가까이 오른 것. 산본신도시는 그간 주택시장에서 소외됐던 지역 중 하나였지만 ‘수·용·성(수원·용인·성남)’ 규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것. 수요자들의 발길이 뜸했던 인천 청라신도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최근 들어 거래된 아파트 가격을 보면 ‘12·16 대책’ 전보다 1억원 가량 오른 단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정부가 20일 ‘수·용·성’ 등 풍선효과 지역을 타겟으로 한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미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들이 들썩이고 있다. 산본, 청라, 오산, 시흥, 양주 옥정, 김포 등 매매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던 곳을 중심으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웬만한 지역의 집값이 다 오를 태세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수원 3개 구와 안양 만안구·의왕시 등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풍선효과를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풍선효과가 나타날 때마다 두더지 잡기 식 규제 일변도 정책이 지속되면서 정작 실수요 서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안산·산본 등 소외됐던 지역 들썩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안산과 시흥, 산본도 풍선효과 조짐이 보이고 있다. 비규제지역인데다 신안산선, GTX 등 교통 호재가 기대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수도권 상승장에서 제외돼 있던 만큼 아직 전셋값과 매매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군포시 산본동 ‘한라주공 4단지 1차’ 전용 58.65㎡는 두 달 새 실거래 매매가가 1억원 올랐다. 인근 ‘금강주공9단지’ 전용 58.4㎡ 또한 지난 10일 2억 9,100만원에 매매돼 3개월여 만에 5,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산본동 M 공인 대표는 “지난 주말에 투자자들이 와서 갭 차이가 1억원 전후 되는 매물들을 매입했다”며 “지금은 매물이 남아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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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안산·시흥 등에서도 역세권 신축과 분양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 시흥시 ‘시흥장현제일풍경채센텀’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월 5억 6,575만원에 거래돼 12월 대비 1억원 가까이 오르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호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안산 ‘초지역푸르지오메트로단지’ 전용 84㎡는 지난 1월 6억 2,500만원에 거래돼 1년 사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공급 과잉으로 신음하는 평택 또한 19일 기준 지난 1월 분양권 거래량이 556건으로 최근 1년 평균보다 2배가량 높았다. 이제 갓 신고된 2월 거래량 또한 231건에 달한다. 오산(395건)과 시흥(812건)도 현재 기준 1월 거래량이 근 1년래 가장 많은 상황이다.

◇ 반복되는 대책에 실수요자들 피해 = 청라 신도시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청라제일풍경채2차 에듀앤파크’ 전용 84㎡는 지난 8일 6억 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12·16 대책 직전 5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청라센트럴에일린의뜰’ 전용 95㎡의 경우 4일 8억 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1월 14일의 직전 거래(6억원)와 비교하면 석 달이 채 안 돼 2억 8,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풍선효과와 7호선 연장 등의 호재가 겹친 원인이다.

상승장에서 제외됐던 김포·양주·고양 등 경기 북부권에서도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양주 옥정신도시 등에서도 기존 거래가 대비 2,000만~3,000만원 가량 호가를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포 또한 서울 강서구에 인접한 고촌읍의 분양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김포시의 분양권 거래량은 2월만 해도 151건으로 평택시에 이어 경기도에서 2번째로 높았다. 기존에 뜨겁던 광명·구리·하남 등 서울 인접 지역은 다시 한 번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거듭되는 틀어막기 식 규제가 반복되면서 정작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민들은 이곳 저곳 집값이 오른데다 대출 규제마저 계속 강화되면서 내집 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이 단기적으로는 과열 양상을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의 대책 기조가 유지되는 한 다른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이동하면서 총선 이후 20번째, 21번째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권혁준·김흥록기자 awlkwon@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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