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재정난' 이스타항공, 직원들 2월 월급 반도 못줘

이스타항공이 비상경영체제에 임직원의 이달 월급을 40%만 지급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최악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25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송구한 말씀과 함께 임직원의 이해와 동참을 요청드린다”며 “이달 급여를 40%만 지급하고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8년 보잉737맥스 항공기 두 대의 운항이 중지되며 재정난이 시작됐다. 이 기종은 ‘조종특성 증강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사고가 수차례 발생, 운항이 금지됐다. 이후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되자 이스타항공은 일본 노선을 10여개 감축하는 등 비용 감축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타항공은 적자 폭이 커지자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했고 이달 20일에는 조종사 노조가 오는 3월부터 4개월 동안 임금의 25%를 삭감하는 합의안을 마련하는 등 자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동남아시아 노선이 중단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 임원들은 임금의 30%를 반납했고 직원들은 근무일과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자구안을 시행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환불이 이어지고 이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인해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최 대표는 “정부의 긴급지원 및 금융지원 등 여러 자구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금의 긴급한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지급된 급여는 이른 시일 내 지급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이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업황 악화로 기업가치가 하락했을 뿐 아니라 이스타항공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우발채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항공사들은 노선 축소와 운항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말까지 중국 노선 10개를 주 57회만 운항하기로 했고 ‘김포~베이징’ 노선은 4월 말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