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공실은 당장 상가 투자자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겠으나 창업공간을 얻지 못하는 창업자들 역시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특히 신도시 상가들을 중심으로 상가 공실이 적지 않다. 지방 뿐 아니라 서울 및 수도권에서도 공실상가가 발견되는 모습이다. 얼마 전 마곡과 위례에 다녀왔는데 신축건물 1층 상가가 텅텅 비어있고 임대문의가 곳곳에 붙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마곡이나 위례 뿐 아니라 판교, 세종 등 대부분의 신도시 상가가 신도시 형성 초기 상가 공실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연출한 바 있고 세종의 경우 아직도 많다.
그간의 시장 흐름을 보면 신도시 상가들은 보통 안정되는데 3~5년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 공실이 많고 저렴한 임대료의 매물이 많다가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 공실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신도시 상권 중 적지 않은 곳이 대량 공실로 첫 번째 단계도 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듯 하다. 실제 마곡역과 발산역 인근에서는 분양 후 3년이 되도록 공실 해소가 안 되자 상권전체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
이는 임대인 뿐 아니라 창업자에게도 손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도시 상가를 중심으로 상가 활성화 및 공실해소를 위해 렌트프리(무상임대)를 실시하기도 한다. 렌트프리란 말 그대로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상권이 형성되지 않거나 상권이 약한 곳은 임차인이 들어오려하지 않기 때문에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상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소 6개월~1년간 렌트프리가 실시된다면 상권이 자리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 비용부담에 대한 부분이다. 시행사, 건설사 또는 임대인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렌트프리를 실시하는 것은 몹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실제적인 공실 비중과 경기적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렌트프리에 세제혜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임대인들에 대한 세제혜택은 미미했으나 임대인들에게 한시적이라도 렌트프리 기간 중 세제혜택을 준다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혜택을 받으면서 공실을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임차인에게도 렌트프리와 관련해 초기 창업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임차인 창업지원 측면에서 창업자에게 렌트프리 기간에 따라 세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한다든가 창업지원을 제공한다면 공실이 줄어 상권 활성화에 분명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고 일자리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임대인들이 임차인의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테넌트 임프루브먼트(Tenant Improvement) 지원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요식업의 경우 창업자 입장에서 실내 인테리어, 간판 주방 등 전체 약 33㎡(약10평)기준 2,000~3,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창업 촉진을 위한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기위축에 중국 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생계형 창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몇몇 건물주들은 손해를 감수해가면서 상생의 차원에서 임대료를 일시적으로 면제 또는 인하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제 정부 및 관계 기관에서도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