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알려진 ‘부따’ 강훈(18)이 신상 공개를 유보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강군의 얼굴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는 강군 측이 신상 공개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낸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강군)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라며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미성년자인 신청인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신청인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이번 처분은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사전통지 및 의견 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 의해 보장되는 신청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신상공개로 몰각된다고 볼 수 없다”며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강군의 신상을 공개할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행정법원에서 강훈에 대한 신상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절차에 따라 강훈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강군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강군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얼굴은 강군이 검찰로 송치되는 17일 오전 8시께 종로경찰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강군을 대리하는 강철구 변호사는 행정법원에 신상 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강 변호사는 “아직 미성년자인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굳이 공개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강군은 지난 9일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돼 현재 서울 종로경찰서에 수감돼 있다. 강군은 박사방에서 ‘부따’라는 대화명을 사용했으며 앞서 조씨 변호인이 밝힌 조씨의 공범 3명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강군은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