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김동엽의 은퇴와 투자]ETF, 괴리율 큰 개·폐장 전후 5~10분 사이 거래는 각별히 주의해야

연금저축·IRP서 ETF투자시 유의점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제값에 사고 팔려면 먼저 기준가격·괴리율 잘 살펴야

'시장가' 보다 '지정가' 주문 활용해야 갑작스런 손실 방지

거래전 매수-매도호가 차이·잔량 충분한지도 확인을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금저축과 IRP(개인형퇴직연금)에서 ETF에 투자하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연금저축과 IRP라고 하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받으려고 가입하는 금융상품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들 연금상품 적립금을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행과 보험사에서 가입했던 연금저축이나 IRP를 증권사로 이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연금에서 ETF를 거래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거래 방식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ETF란 특정한 테마의 주식이나 상품을 묶어서 만든 지수를 추종하는 일종의 인덱스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인덱스펀드와 다른 점은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는 점이다.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 판다는 얘긴데,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 얼마에 사고 파느냐 하는 점이다.

ETF는 좌수 단위로 거래된다. 회사의 순자산총액을 주식수로 나누면 주당순자사산 가치를 구할 수 있듯, ETF의 순자산총액을 발행된 좌수로 나누면 좌당 순자산가치(NAV, Net AsValue)를 구할 수 있는데, 이를 ‘기준가격’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준가격에 ETF를 사고 팔면, 제값을 받고 매매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ETF 거래가 매번 기준가격에서 이뤄지지는 않는다. 매수세가 많을 때는 기준가격보다 비싸게 거래 되기도 하고, 반대로 매도세가 강하면 싸게 거래 되기도 한다. 이때 기준가격과 시장가격의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한 좌당 기준가격이 10,000인 ETF가 10,1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면, 괴리율이 1%가 되는 셈이다.

괴리율은 왜 발생할까?


ETF 거래를 할 때 어느 정도 괴리율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수요와 공급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ETF에서 분배금을 지급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주식투자자가 받는 배당처럼 ETF투자자는 분배금을 수령하는데, 여기에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ETF 보유자가 배당소득세를 피하려면 분배금 지급이 결정되기 전에 매도해야 하는데, 매수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배당소득세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낮은 가격에 매수하려 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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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국내와 해외의 시간차이 때문에 괴리율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시간에 미국 기술주 가격이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이들 주식을 편입한 국내 ETF의 괴리율이 높아진다. 미국증시가 쉬고 국내 증시는 개장한 날에도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다.

가격제한폭의 차이로 인해 괴리율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하루 동안 개별종목의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한계를 가격제한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주가변동으로 인한 시장혼란을 막기 위해 가격제한폭을 30%로 정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미국증시에 상장된 주식이 30% 이상 큰 폭으로 출렁이면, 이를 담은 국내ETF의 괴리율이 확대된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지 않으려면?

괴리율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괴리율이 일정한 수준을 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가 있기 때문이다. ETF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팔려는 사람이 내놓은 매도호가와 사려는 사람이 내놓은 매수호가가 많이 쌓여 있어야 한다. 이때 최우선 매도호가와 최우선 매수호가의 차이를 스프레드라고 하고, 스프레드를 최우선 매수호가로 나눈 값을 스프레드비율이라 한다. 유동성공급자는 스프레드비율이 일정범위(통상 1% 내외)를 초과하면 5분 이내에 매도와 매수 양쪽에서 호가를 제출해야 한다.

유동성공급자가 제 역할을 하더라도 괴리율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비정상적인 가격에 ETF를 사고 팔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첫째, 개장 직후 5분(9:00~9:05)과 폐장 직전 10분(15:20~15:30) 사이 거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유동성공급자가 호가를 제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거래량이 많은 ETF는 가급적 이 시간을 피해 거래하는 것이 좋다.

둘째, ‘시장가’가 보다는 ‘지정가’ 주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시장가로 매수주문을 냈는데 유동성공급자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매도호가가 급상승하거나, 반대로 시장가 매도주문을 냈는데 매수호가가 급하게 떨어지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정가 주문은 본인이 정한 가격에 거래를 체결해주므로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셋째, 거래 직전에 실시간 기준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웬만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는 실시간으로 ETF의 기준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매매에 앞서 실시간 기준가격과 매수·매도호가 얼마나 차이가 나고, 매도·매수 잔량이 충분한지도 살펴야 한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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