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흑자전환 포부’에 먹구름이 꼈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LG디스플레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쿄 올림픽 특수가 사라지는 등 업황 침체까지 덮치며 적자 규모가 커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1·4분기 매출은 4조7,242억원, 영업손실은 3,619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26% 감소했다. 매출 감소의 요인은 복합적이다. LCD 중심의 사업구조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려는과정에서 LCD TV 팹의 활동을 축소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패널 출하면적이 감소했다. 또한 계절적 비수기오 인해 면적당 판가가 높은 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제품의 비중도 축소되며 전체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큰 폭으로 줄어든 매출에 비해 영업손실은 다소 개선됐다. 직전 분기에 4,2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LG디스플레이는 LCD 판가가 상승하고 환율 영향으로 적자폭을 개선할 수 있었다. 회사 측은 재료비 절감과 투입비용 최소화를 위해 기울인 여러 노력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적자 폭이 늘어나며 LG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 시기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 열린 CES에서 “1·4분기 안에 광저우 OLED 팹 양산을 시작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양산시기가 3~4개월 가량 미뤄진 상태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연내 흑자전환을 이루기 힘들 거라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오는 3·4분기 예상 매출액은 5조9,898억원,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잡혔다. 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최소 294억~최대 3,000억원까지 적자 지속 예상을 내놓는 등 흑자전환에 부정적인 전망이 뚜렷해졌다. 4·4분기 전망치도 적자로 전망하는 곳도 생겨났다. 특히 최근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POLED의 높은 생산비용이 흑자전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저우 올레드 팹 양산을 앞당기지 못 하고 P-OLED의 수율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 흑자 전환은 내년으로 물 건너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코로나19가 촉발한 리스크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어 향후 수요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어려운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재택근무 및 온라인 활동 등으로 IT 제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자사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IT 제품의 수요확대와 같은 기회요인을 최대한 활용하고 재고 및 자원투입을 최소화하면서 현금관리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