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성당'은 그냥 빵집이 아니다

군산 넘어 전국적인 유명세

일제시대 '이즈모야' 제과점에서 시작

군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성장

지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 커

군산을 대표하는 빵집 ‘이성당’ /사진제공=이성당군산을 대표하는 빵집 ‘이성당’ /사진제공=이성당



지난 4월 중순에 찾은 전라북도 군산에 위치한 빵집 ‘이성당’. 1945년에 설립된 이성당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이성당은 군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잠실 롯데백화점에 가게를 열면서 서울에 진출하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때 이성당을 방문했지만 가게 안은 빵을 사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성당을 대표하는 앙금빵과 야채빵을 쟁반 한가득 담아 계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군산은 일제 시대 쌀 수탈의 거점으로 일본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군산을 생각하면 ‘적산가옥’을 먼저 떠올리고, 실제 현재도 170여채의 적산가옥이 남아 있다. 군산을 대표하는 빵집이자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진 ‘이성당’도 1910년께 일본인이 개업한 ‘이즈모야’ 제과점이 시작점이었다. 이즈모야는 화과자를 파는 제과점이었으며, 광복 후 일본인들이 떠나자 한국인이 인수한 후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만드는 빵집이라는 의미로 이성당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성당은 명실상부 군산을 대표하는 최대 향토기업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과거 군산에는 백화수복·한국합판·경성고무라는 3대 향토기업이 있었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 무너지고 지금은 이성당 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을 찾기가 힘들다. 실제 매출도 웬만한 중소기업 못지 않다. 이성당의 작년 매출액은 223억원이었다. 또한 김현주 이성당 사장의 남편이 운영하는 대두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878억원을 기록했다. 참고로 대두식품은 이성당에 팥 앙금을 공급하는 회사다. 이성당과 대두식품의 작년 매출액을 합치면 1,000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전국적인 유명세, 기업 규모 등 여러모로 볼 때 이성당이 군산 지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년 간 방문 목적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행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19’에 따르면 음식점·카페 검색 1위가 군산 이성당이었다. 뿐만 아니라 군산 원도심을 걷다 보면 이성당이 소유하고 있는 땅을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한 것도 볼 수 있다. 이래저래 빵집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성당이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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