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부문별 반도체 1위社들 설비투자 늘린다

CPU 인텔, 올 노트북·서버용 신모델 조만간 공개

파운드리 TSMC, 노광장비 싹쓸이…점유율 끌어올려

메모리 삼성, 1분기에만 투자 66%↑ '초격차'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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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처리장치(CPU)·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메모리반도체 시장 각 1위 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액을 전년 대비 늘리며 공격적 대응에 나선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업계 전체가 휘청이는 가운데 이들 1위 사업자와 나머지 사업자간 격차가 한층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서버와 PC용 CPU 업계의 압도적 1위 업체인 인텔은 올해 예상 설비투자액으로 170억 달러를 제시했다. 인텔은 2018년 152억달러를, 2019년 160억 달러를 각각 설비투자액으로 집행하는 등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인텔은 올해 노트북용 신형 CPU인 ‘타이거레이크’를 비롯해 서버용 신형 CPU ‘아이스레이크’ 등을 조만간 선보여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PC용 CPU 시장의 80% 이상, 서버용 CPU 시장의 90% 이상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 AMD의 추격이 거세긴 하지만 초미세 반도체 생산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등으로 격차를 되레 벌린다는 계획이다.

TSMC 또한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50~160억 달러를 설비투자액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히며 파운드리 1위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지난 2018년 설비투자용으로 105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지난해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싹쓸이하며 관련 투자액을 149억달러까지 늘렸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마비로 EUV 장비 도입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장비 확보로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005930)와의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4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4.1%로 삼성전자(15.9%)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TSMC의 점유율은 직전 분기 대비 1.4%포인트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1.9%포인트 하락해 간극이 한층 벌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더인포메이션네트워크에 따르면 TSMC는 웨이퍼 1개당 3,338달러 어치의 반도체 생산이 가능해 삼성전자(2,490달러) 대비 수익성도 높다. 파운드리 업계 3·4·5위를 차지하고 있는 UMC(1,620달러), 글로벌파운드리(1,680달러), SMIC(1,560달러)와의 수익성 격차는 한층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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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 예상 투자액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 1·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66%늘어난 6조원을 반도체 설비에 투자했으며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부문 선단 공정을 위해 추가 투자 집행이 필수다. 삼성전자 측은 D램 생산공정에 EUV 장비를 도입하는 등 특유의 ‘초격차’ 전략에 힘주고 있다. 중국의 CXMT가 17나노급 D램을, YMTC가 128단 낸드플래시를 각각 연내 양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중국 업체와의 격차 확대를 위해서라도 막대한 투자 집행이 뒷받침 돼야 한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독과점 이슈를 우려해 제품 판매량 확대보다는 초미세 공정전환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각 업체들의 투자규모 축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 같은 업계 1위 업체의 투자 확대는 코로나19 이후 시장 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 때문이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전년과 같은 1,104억달러에 머무는 반면 2022년에는 1,710억달러로 급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도체 부문별 1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업계 설비 투자액이 전년 대비 3% 가량 줄어든 990억달로 전망하는 등 여타 사업자들은 투자액을 늘리기 쉽지 않은 구조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 또한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액은 작년 대비 상당 수준 감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파운드리 업계 또한 업계 3위인 글로벌 파운드리가 설비투자 부담으로 EUV 공정 도입 포기를 선언하는 등 업체간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위 사업자들의 압도적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원가 경쟁력 때문에 후발 사업자들의 추격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선두 업체로의 시장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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