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11.4% 증가하며 2년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령화 영향으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진료비 비중은 41.4%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빅5’로 불리는 주요 5대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8일 발간한 ‘2019년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진료비(건보공단 지출+환자 본인부담금)는 86조4,775억원으로 2018년(77조6,583억원)보다 11.4% 증가했다. 건보 진료비 증감률은 2017년 7.4%에서 2018년 12.0%로 훌쩍 뛰어오른 뒤 2년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진료비 상승은 고령화가 이끌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는 35조8,247억원으로 전년보다 13.2% 늘어 전체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전체 진료비에서 노인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41.4%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노인 인구는 전년보다 37만1,000명 늘어난 746만3,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5%를 차지했는데, 저출산고령화로 노인 비중은 날로 늘고 있다. 노인 인구 만큼이나 진료비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노인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40만9,536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었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진료비보다 2.9배나 많다.
보장성 강화도 진료비 상승의 한 축이다. 공단이 부담한 급여가 전년보다 11.2% 늘어난 65조1,674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미취업 청년세대의 검진 확대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폐암검진 확대 실시 등으로 건강검진비가 전년보다 6.8% 증가한 1조6,634억원을 기록했다. 소득 수준별 상한액 차등화 등의 제도 변화로 환급금이 증가하며 현금급여비도 1조8,978억원으로 전년보다 24.2% 늘었다.
지출 증가에 따라 건보료 부과액도 덩달아 껑충 뛰었다. 지난해 건강 보험 부과액은 59조1,328억원으로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직장보험료가 10.6% 증가한 50조7,712억원, 지역보험료는 4.9% 증가한 8조3,616억원이었다.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10만9,558원으로 직장가입자가 12만152원, 지역가입자는 8만6,160원이다.
건보 보장성 강화로 대형 병원 문턱이 낮아진 효과도 이어졌다. 서울대·삼성서울·서울아산·연대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등 5대 상급종합병원 급여비는 4조2,34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2018년 빅5 급여비 증가율(25.7%)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7년(2.5%)의 세 배에 육박했다. 빅5 급여비가 전체 상급종합병원 급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4%, 전체 의료기관(약국제외) 중에서는 8.1%로 집계됐다.
이밖에 요양기관별 진료비 점유율은 상급종합병원이 전체 17.5%를 차지했고 종합병원 17.2%, 병원급 16.7%, 의원급 28.0%, 약국 20.5%, 보건기관 0.2%, 등을 차지했다.
전체 요양기관 수는 9만4,865개로 전년보다 1.8% 많아졌다. 상급종합병원은 전년과 동일했고, 한방병원이 307개에서 352개로 14.7% 증가했다. 종합병원은 1.0%, 치과병원 0.8%, 의원 2.4% 각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