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흑인 사망’ 시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49.3%를 기록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2.1%)을 7.2%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RCP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각종 매체와 기관에서 실시한 모든 여론조사 결과치를 평균한 수치를 발표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를 두고 지난해 4월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항상 트럼프 대통령보다 높았지만 지난달 이후 그 격차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5.3%p 앞섰고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에서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달 24일에는 5.6%p 앞섰다.
앞서 몬더스대학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41%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해 11%p의 격차를 보였다. 각각 3%p와 4%p의 격차를 기록한 지난 3월·4월 조사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시위대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대응을 꼽았다. 패트릭 머리 몬더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대부분의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로 촉발한 이번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폭도’로 부르고 군대를 동원해 이들을 진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건너편에 있는 세인트존스 교회로 이동하기 위해 경찰과 방위군으로 하여금 시위대에 최루탄을 쏴 해산하게 하며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팀 머터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미 CNBC의 보도와 관련해 “공개 여론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하며 결과의 의미를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