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구직급여 지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제조업과 청년층의 고용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서비스업에서 소폭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공공부문 중심의 견인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구직급여 지출액이 1조162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1만1,000명으로 32.1% 늘었다. 월별 구직급여액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고용 타격과 문재인 정부의 사회안전망 강화가 복합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0인 미만 사업장 저임금 근로자의 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 지원 비율을 60%에서 80~90%로 확대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규모 사업장 지원정책인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요건에 고용보험 가입을 넣었으며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요건 ‘생업 목적으로 3개월 이상 근로’에서 ‘생업 목적’을 삭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고용보험료율을 근로자·사용자 각 0.65%에서 0.8%로 올렸지만 동시에 구직급여액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올리고 보장기간도 30~60일 늘렸다. 고용부는 전년 동기 대비 구직급여 지출액 증가 분 2,575억 원 중 지급기간 연장으로 인한 증가 분이 1,039억 원이고 수혜금액 증가 분이 395억 원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보통 취업 시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업 시 고용보험에서 이탈)로 보면 제조업의 코로나 19 타격이 심화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52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 감소 전환(7,000명) 전환한 후 감소 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계장비·전자장비·전자통신·1차금속·자동차 등 수출입 민감도가 높고 구조조정이 지속 중인 산업을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줄었다.
서비스업의 경우 943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 4월 증가분 19만2,000명보다 소폭 올랐다. 다만 코로나19의 직접 영향을 받은 도소매·숙박음식·교육서비스 부문은 개선되지 않았으며 공공행정·보건복지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연령별로 분석하면 29세 이하와 30대에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8%를 기록했다. 40~60대 이상에서는 모두 증가한 것과 상반됐다. 코로나 19로 기업의 채용이 미뤄진 데 따른 것으로 청년 고용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