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유학생 공백에 시달리는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학기도 ‘코로나 학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다수 지역대학들은 재정적 악화를 풀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2학기 입학을 준비 중인 다수 국내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학기가 마무리 되고 여름 방학을 앞둔 현 시기에 보통 대학들은 2학기 학부·대학원 외국인 유학생 모집을 진행한다.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대학들은 모집에 차질을 빗고 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 비중이 높은 지역대학들은 추가 모집까지 진행하는 상황인데 평소보다 문의가 크게 줄었다.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추가 모집을 진행하고 있지만 큰 기대가 없다”며 “지금 한국에 남아 있는 유학생들이라도 학기를 연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유학생 감소는 국내 대학들의 재정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에 유학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은 총 16만 165명으로 2005년 2만 2,525명과 비교해 약 8배 가량 급증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로 특히 지역 대학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몰두한 결과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교육을 비롯한 전 영역에서 국제적 교류가 중단되면서 대학들이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도 코로나19 탓에 향후 진행 절차에서 어려움이 있다. 현재 바이러스 방역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은 법적 의무 자가격리 기간을 14일 가져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 대학들이 유학생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한 탓이다. 격리 하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비용도 모두 개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유학생 입장에서도 쉽사리 유학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유학생 부재가 지방대학 중심으로 폐교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북 군산에 있는 서해대가 자진 폐교를 요청했고 동부산대도 폐교 수순을 밟고 있다. 향후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유학생 감소가 심각해질 경우 다른 지방대학으로 폐교는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