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서울포럼 2020] "창의력 원천은 암기·암산 아닌 공감능력과 협업"

■ 데니스 홍 UCLA 교수·소피 비제 에콜42 교장

"창의력 많이 보고 듣고 만지는 다양한 경험서 생겨"

"교수·교재·학비 없이도 학생 스스로 교육·능력 키워"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 3에서 창의인재 양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 3에서 창의인재 양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창의력을 위해 필요한 것은 공감 능력입니다. 혁신의 시작도 공감 능력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효과적인 비대면 소통이 필요해진 가운데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 3 강연자로 나선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창의력의 원천을 ‘공감력’에서 찾았다. 홍 교수는 다리가 세 개 달린 로봇 ‘스트라이더’를 비롯해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를 개발한 유명 로봇 공학자다.


홍 교수는 창의력에 대해 “이미 존재하지만 관계없는 것을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창의력은 많이 보고 듣고 만지는 등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며 특히 “창의력은 즉흥적이고 우연한 만남을 통해 여럿이 함께할 때 나온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의 이 같은 철학에서 비롯된 결과물이 UCLA 산하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다. 홍 교수는 “저희 연구소 직원들은 걸어 다니며 즉흥적으로 이야기하고 무작위적인 토론을 한다”며 “여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대면 접촉이 어려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창의적 발상을 위해 로봇·홀로그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소통 방식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지난 4개월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연구소 문을 닫고 원격 강의 등 ‘비대면 실험’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증강현실(AR) 고글을 사용해 비대면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스타트업도 있다”며 “아바타가 형성되면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한데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이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화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이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화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100% 취업률을 자랑하는 프랑스 정보기술(IT) 교육기관 ‘에콜42’의 소피 비제 교장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재를 가르는 관건은 결국 창의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비제 교장의 강연은 화상을 통해 진행됐다. 교수·교재·학비가 없는 에콜42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해결하며 창의력을 키운다. 비제 교장은 이를 “피어투피어(peer-to-peer) 학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통적인 학습 방법은 학생들이 동시에 동일한 것을 동일한 속도로 배우는 것인데, 이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없다”며“에콜42의 교육방식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응용성, 적응성, 비판적 사고, 자신감을 기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비제 교장은 창의적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현재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서 우버·아마존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는 보건·금융·교육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적응해야 하는데 새로운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제 교장은 특히 “학교에서 중시하는 역량은 암기와 계산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인간보다 컴퓨터가 더 잘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낮다”면서 “학교에서는 어떻게 정보를 찾고 검색·확인·분류하는지 가르쳐야 하며 21세기에는 창의성, 협업, 미지의 것에 대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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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콜42의 또 다른 특징은 실패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창의성 개발을 위해 필수적 요소다. 비제 교장은 “효과적 교육을 위해 ‘게임화’를 활용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레벨 0에서 시작해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경험치를 쌓는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영화 ‘해리포터’에 있는 것처럼 ‘하우스’가 있어서 하우스 간 경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비제 교수는 또 “학생들은 협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는 것을 배운다”며 “노력을 하고 실패하고 또 노력하는 것은 우리의 본능적 학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데니스 홍(왼쪽 사진) UCLA 기계공학과 교수와 소피 비제 에콜42 교장(왼쪽 사진)이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세션3에서 창의인재 양성과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권욱기자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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