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 여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정치권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박 시장의 장례식장을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 시장 관련 ‘성추행 의혹’ 질문을 한 취재진을 향해 화를 냈다.
10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오전부터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낮 2시께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호중 사무총장, 김성환 비서실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30분가량의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에 대해 “저하고는 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 없다”고 애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불모지였던 우리 사회에 무너졌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나니 뭐랄까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서 서울시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 하도록 하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재차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 기자가 ‘고인에 대한 성추문 의혹을 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합니까”라며 격노하기 시작했다. 그는 해당 질문을 한 기자를 한참 노려본 뒤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한참 분노를 삭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유가족을 향해 어떤 위로의 말을 하셨냐’는 질문에 “더 답을 하지 않겠다”며 화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한편 박 시장의 장례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진다. 현재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에 안치돼있으며 장례 역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도 장례식장으로 조화를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