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그 계열사 주가가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의 컴백 효과로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또 다른 YG 소속 가수인 지드래곤과 태양도 대규모 투자 원금 손실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YG엔터 계열사인 YG플러스가 지난 2016년 1월 지드래곤(73만 5,294주)과 태양(11만 294주)을 대상으로 발행한 RCPS(전환상환우선주)가 아직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YG 플러스는 당시 신규 사업인 화장품과 브랜드 사업 제휴를 위해 YG엔터 소속인 두 가수에게 신주를 부여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액은 2,720원으로 지드래곤과 태양이 투자한 총 금액은 각각 20억원, 3억원이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을 동시에 가진 투자상품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기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채권처럼 이자를 더해 돌려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드래곤과 태양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이 RCPS를 YG 플러스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전환을 선택하지 않으면 YG 플러스는 발행가액에 연 2% 복리를 가산한 금액인 주당 3,003원으로 계산한 투자금을 내년 1월까지 돌려줘야 한다.
문제는 그동안 YG플러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두 사람의 투자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이다. YG플러스는 2016년 이후 화장품과 외식을 비롯해 스포츠·골프·모델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성과는커녕 적자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당기손실 규모는 10억원에서 100억원을 오갔다. 설상가상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스캔들까지 터지자 4년 전 3,000원대 초반대였던 주가는 지난 3월 660원까지 추락했다. 지드래곤과 태양이 투자한 주가인 2,720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원칙적으로 지드래곤과 태양은 예금이자 정도만 더해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이 마저도 손실 누적으로 불가능하다. 법적으로 우선주인 RCPS의 상환은 이익잉여금 한도 내에서만 가능한데, 지난 1·4분기 기준 YG PLUS(037270)의 결손금이 187억원에 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후배 걸그룹인 블랙핑크의 컴백으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여기에 한한령 완화 움직임까지 보이이면서 YG플러스 주가는 지난 3일 4,4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지난 10일 종가인 3,360원으로 계산해도 수익률이 24%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보통주 전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