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리히텐슈타인 누드화 550억 낙찰…크리스티·소더비 온라인 경매 '대박'

크리스티 생중계 경매 낙찰총액 5,000억

코로나 이후 첫 홍콩 경매는 낙찰률 94%

소더비도 베이컨 작품 등 고액낙찰 성공

경기 불황 속 좋은 거장 작품 매물 늘고

검증된 안정적 작품으로 수요 몰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기쁨의 그림과 함께 있는 누드(Nude with Joyous Painting)’가 경매에 나와 4,624만 달러(약 555억원)에 팔렸다. /사진제공=Christie‘s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기쁨의 그림과 함께 있는 누드(Nude with Joyous Painting)’가 경매에 나와 4,624만 달러(약 555억원)에 팔렸다. /사진제공=Christie‘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올 상반기 매출이 2년 전 1,030억원의 절반 수준, 지난해 826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489억7,000만원으로 급락한 가운데 해외 대형 경매회사들은 기대 이상의 쾌거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홍콩·파리·런던·뉴욕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생중계 경매 ‘원(One)’을 열어 낙찰총액 4억2,094만 달러(약 5,050억원)을 거둬들였다고 15일 밝혔다. 최고가 낙찰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기쁨의 그림과 함께 있는 누드(Nude with Joyous Painting)’로, 전화로 응찰한 홍콩의 컬렉터에게 4,624만 달러(약 555억원)에 팔렸다. 3,000만 달러(약 368억원)로 책정된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도 분야별 총 11개의 경매가 낙찰률 88%, 낙찰 총액, 낙찰 총액 18억4,000만 홍콩달러(약 2860억원)를 기록했다. 홍콩 크리스티 관계자는 “특히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 부문의 경매는 출품작의 55%가 추정가를 웃도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고, 총 낙찰률 94%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경매에서는 산유의 ‘푸른 화분의 흰 국화(White Chrysanthemum in a Blue and White Jardiniere)’가 추정가 6,000만~8,000만 홍콩달러(약 93~124억원)를 뛰어넘은 1억9,162만 홍콩달러(수수료 포함·약 297억원)에 팔려 작가의 정물화 부분 경매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는 등 10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경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 작가로는 MMCA현대차시리즈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오는 9월 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예정된 양혜규 작가의 작품이 추정가 30만~40만 홍콩달러(약 4,700만~6,200만원)에 경매에 나와 그 두 배 이상인 81만2,500 홍콩달러(수수료 포함·약1억2,600만원)에 팔렸다. 이는 좀처럼 경매에 작품이 나오지 않는 양 작가의 경매 최고 기록이다.



양혜규의 설치작품 ‘Central Composition in Explosion - Trustworthy ‘For Sophie Taeber’ #184‘가 경매에 나와 약 1억2,600만원에 팔려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사진제공=Christie’s양혜규의 설치작품 ‘Central Composition in Explosion - Trustworthy ‘For Sophie Taeber’ #184‘가 경매에 나와 약 1억2,600만원에 팔려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사진제공=Christie’s


이 같은 성과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거장의 좋은 작품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데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술사적으로 검증된 안정적인 작품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크리스티 측은 “이번 경매는 디지털을 통해 전 세계 35개국에서 고객들이 참여했다”면서 “참여자 전체의 22%가 신규 고객이었고 온라인 경매 등록은 47%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경매회사 소더비가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 형식의 온라인 경매를 진행, 낙찰률 93%에 총 3억 6,320만 달러(약 4,355억원) 어치의 예술품 거래를 성사시켰다. 영국 런던의 경매사가 미국 뉴욕과 홍콩을 연결해 진행한 이날 경매의 최고가는 영국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1981년 작 ‘아이스킬로스(그리스 극작가)의 오레스테이아로부터 영감을 받은 세폭 재단화’로, 8,460만달러(약1,014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경매로 거래된 베이컨 작품 중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이 밖에 리히텐슈타인의 ‘흰 붓 자국Ⅰ’은 2,540만달러(약 304억원),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머리)’는 1,520만달러(약 182억원)에 각각 팔렸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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