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취득세 폭탄 억울해서 잠도 안 와요”…행안부 블로그까지 항의 쇄도

"매도자 사정으로 잔금일 미뤄 징벌적 과세 받아"

"기존 주택 팔리지 않아 강제로 2주택자 됐는데도"

7·10 대책 따른 취득세 강화에 실수요자들 하소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진영 행안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 발표를 마친 뒤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진영 행안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 발표를 마친 뒤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추후 이사할 목적으로 학군지역 아파트를 계약했는데, 매도자의 양도세 문제로 잔금을 세입자 전세 만기일로 정했습니다. 그러던 중 7·10 대책이 발표됐고, 전 2주택 적폐세력이 돼 취득세를 8.8%를 내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추가로 내야 하는 돈만 수 천 만원입니다.”

#“새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어 ‘영끌’을 통해 신축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기존 집을 팔려 하지만 지방에서도 인기 없는 지역이라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없습니다.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인데 2주택자라며 취득세를 중과한다니 억울할 따름입니다”

정부의 7·10 대책으로 취득세 ‘폭탄’을 맞게 된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기자 이메일부터 행정안전부 블로그까지 다양한 곳에 정부 정책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투기꾼 잡겠다더니 엄한 서민들을 잡고 있다”며 “위헌적인 소급적용으로 서민들 생계 위협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피해 사례라며 들어온 제보는 앞서 제시된 내용뿐만이 아니다. 다른 피해자 또한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도자에게 잔금일을 당겨달라 했더니 ‘양도세 3,000만원을 대신 내주면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앞뒤 모두 벽으로 막힌 듯한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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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집을 매수자들 또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인기 없는 지방 아파트의 경우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2주택 이상 보유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민원인은 “지방의 한 아파트에 10년 넘게 살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어 신축 아파트를 매수했다”며 “기존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2주택 적폐 세력이 돼 버렸다”고 호소했다.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2,000개가 넘는 불만 댓글이 달려 있다./행정안전부 블로그 캡처일시적 2주택자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2,000개가 넘는 불만 댓글이 달려 있다./행정안전부 블로그 캡처


앞서 정부는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의 부담을 인상하겠다며 취득세율을 2주택자에 대해서는 8%,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12%로 인상했다. 이에 반발이 커지자 행정안전부는 부랴부랴 일시적 2주택에 해당하는 경우 우선 1주택으로 신고·납부하고, 추후 처분기간 내에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2주택을 계속 소유하는 경우 추징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대책 발표일인 지난 10일 이전 체결한 계약 건에 대해서는 시행일 이후 3개월(분양권의 경우 3년) 이내 취득한 경우에만 종전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해당 자료가 게시된 행정안전부 블로그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댓글만 2,700여개가 달린 상황이다.

최근 실수요자까지도 옥죄는 정부의 6·17 대책, 7·10 대책에 의해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저항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대책 위헌 단체소송 카페’가 개설됐다. 이들은 재산권 침해 및 법률불소급의 원칙 등을 들어 로펌을 선정, 위헌 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18일에는 종로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1번 출구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진 바 있다. 이들은 “집값을 잡고 서민 주거를 안정시킨다는 문재인 정부의 목적은 21번의 정책 남발로 완성되었는가 되묻고 싶다”면서 “오늘 이 순간에도 서울 집값은 매일 수 천만원씩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좌절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며 정부를 규탄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김현미 장관 거짓말 △소급위헌 적폐정부 △조세저항 국민운동 △임대차3법 소급반대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등의 키워드를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실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온라인 카페 회원 등 정부 부동산 대책 반대 시민들이 18일 중구 예금보험공사 인근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온라인 카페 회원 등 정부 부동산 대책 반대 시민들이 18일 중구 예금보험공사 인근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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