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는 팀과 선수 모두에게 중요하다. UEFA 대항전에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는 우선 팀 재정에 엄청난 차이를 안긴다.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팀 리버풀은 앞서 2018~2019시즌 챔스 우승으로 1억파운드(약 1,52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 상금에 입장 수익과 각종 상품판매 집계, 중계권료 배분 등을 통한 배당금을 더한 돈이다. 챔스보다 한 단계 아래인 유로파도 일단 나가기만 하면 쏠쏠한 수익이 보장된다. 지난 시즌 우승팀 첼시는 상금으로만 약 118억원을 챙겼다. 16강에만 올라도 약 15억원을 확보한다.
선수 입장에서도 UEFA 대항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토트넘 손흥민(28)은 올 시즌 총 18골을 넣었는데 이중 5골이 챔스에서의 득점이었다. 토트넘이 UEFA 대항전 진출팀이 아니었다면 손흥민의 득점은 13골에 그쳤을 것이다. UEFA 대항전 출전과 활약은 선수의 시장가치와도 직결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이적을 생각할 때도 입단 후보팀의 UEFA 대항전 참가 여부를 먼저 따지게 마련이다.
부와 명예가 보장된 UEFA 대항전의 막차 티켓 쟁탈전이 종착역 앞에 와있다. EPL 팀들의 정규리그 우승 경쟁은 이미 한 달 전에 끝났지만 챔스·유로파 티켓 경쟁은 시즌 종료까지 1경기만을 남긴 지금도 진행형이다. 1·2위인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만 다음 시즌 챔스 진출을 확정했을 뿐 3~7위 다섯팀이 마지막 일전을 벼르고 있다. 27일 0시(한국시각)에 정규리그 최종전(38라운드) 10경기가 일제히 시작되는 가운데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5위 레스터시티(레스터 홈구장), 7위 토트넘-14위 크리스털 팰리스(팰리스 홈구장), 4위 첼시-6위 울버햄프턴(첼시 홈구장)까지 3경기 결과에 다섯팀의 운명이 달려있다.
EPL에서는 정규리그 4위까지가 챔스 본선에 진출하고 5위는 유로파 본선에 나간다. 여기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과 리그컵 우승팀도 각각 유로파 본선과 유로파 2차 예선 티켓을 얻는다. 챔스 출전권을 확보한 맨시티가 리그컵 우승팀이라 유로파 예선권은 정규리그 6위 팀으로 넘어갔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최종전에서 절대 져서는 안 된다. 지면 승점 58에 머물러 7위 확정이다. 이 경우 다음 달 2일 있을 첼시와 아스널의 FA컵 결승에서 첼시의 우승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다. 최소한 유로파 출전은 확정한 상태인 첼시가 FA컵에서 우승하면 유로파 본선권은 6위 팀으로, 유로파 예선권은 7위 팀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6위 울버햄프턴과 1점 차인 토트넘은 승리만 생각하는 게 낫다. 팰리스는 지난해 9월 홈에서 4대0으로 완파했던 팀이다. 손흥민은 당시 2골을 포함해 정규리그 팰리스전 통산 득점이 5골이나 된다. 울버햄프턴의 상대가 강호 첼시라는 것도 기대요인 중 하나다. 첼시도 유로파가 아닌 챔스에 올라가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라이트는 맨유-레스터전이다. 승점 63의 맨유는 승점이 같은 첼시에 골득실에서 앞선 3위, 레스터는 승점 62의 5위다. 맨유가 이기면 맨유·첼시가 챔스에 가고 레스터가 이기면 맨유·첼시 중 한 팀은 5위로 떨어져 챔스 문턱을 넘지 못한다. 최근 13경기 8승5무로 부지런히 승점을 쌓은 맨유는 비기기만 해도 챔스에 가는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