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고경영자(CEO)가 (사진)센터에 있는 게 싫어요. 젊고 중요한 사람들이 센터에 앉아야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렌터카 업체 쏘카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협약을 맺으며 ‘젊고 중요한 사람들’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최초로 PLCC 카드를 처음 출시한 이후 대한항공(003490)과 스타벅스, 배달의민족에 이어 쏘카까지 관련 협약을 잇따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현대카드가 국내 PLCC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카드업계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협약 당사자로부터 찾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쏘카와 PLCC 조인식 기념촬영을 하면서 “일련의 PLCC 제휴를 두고 업계 1등하고만 제휴를 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그건 큰 오해”라며 “파트너의 매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카드 PLCC 제휴 파트너는 최근 배달의민족, 쏘카와 같은 ‘영맨’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진행된 조인식 기념사진에서도 이 같은 정 부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
기념촬영 중 기아차 모닝 중앙에서 포즈를 취해보라는 사진 작가의 주문에 정 부회장은 ‘젊고 중요한 사람들’이 센터에 위치해야 한다며 쏘카와 PLCC 제휴의 의미를 강조했다. 현대카드 본사를 방문한 쏘카 관계자들은 현대카드 카드팩토리를 비롯해 디자인랩과 직원 카페테리아 등을 둘러본 뒤 11층 회의실에 모인 형식과 권위주의를 배제한 조인식을 열었다. 회의실 통 유리창에는 ‘서핑은 지루하지만 회의는 재밌다(Surfing is boring but meeting is fun)’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쏘카 직원들은 흰색 바탕에 파란 쏘카 로고가 입혀진 티셔츠로, 현대카드 직원들은 검정색 바탕에 흰색 현대카드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하의는 캐쥬얼한 청바지로 맞췄다. 촬영은 현대카드의 이색적인 공간과 쏘카 차량이 활용됐다. 현대카드와 쏘카의 파트너쉽과 교감을 보여주기 위해 박재욱 쏘카 대표가 소나타의 운전석에, 정 부회장이 조수석에 앉아 다정하게 드라이브하는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건물 밖에 비치된 산타페의 개방된 트렁크에 나란히 앉아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레임을 표현했다.
현대카드PLCC전략 '젊고 중요한 사람들'..'영맨'흐름 탈 것 |
본격적인 사업 방향성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쏘카가 “소유물로 여겨졌던 자동차가 비대면 온라인 대여가 일상화되는 시대를 맞이하는 과도기적 상황 한가운데 놓여 있다”며 “쏘카가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최우선시하는 ‘테크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3,400개 쏘카존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디서 어떤 차량이 가장 잘 나가는 지를 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리제이션(Digitalization)이 현대카드의 미래”라며 현대카드가 쌓아온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역량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이 바로 쏘카가 파트너십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쏘카 '데이터'+현카 'AI'..시너지 창출 기대 |
이날 기념촬영은 현대카드 옥상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협업 아이디어가 두 시간 여의 촬영 동안 내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인식 다음날인 23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쏘카 관계자들과의 사진을 올리며 “이제 쏘카 안에서는 현카 이야기만 해주세요. ‘쏘카, 현카’ 라임도 깔끔하게 맞습니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