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퀄컴 '反독점법' 항소심 승소…로열티 오를땐 삼성 등 타격

퀄컴, 특허 대가로 받은 로열티

재판부 "독점행위로 볼 수 없다"

1심판결 1년3개월만에 뒤집혀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이 나왔다.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퀄컴에 철퇴를 내린 1심 판결이 1년3개월 만에 뒤집힌 셈이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퀄컴 제품을 사용하는 삼성과 애플은 고가의 로열티를 내야 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항소법원은 이날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달리 퀄컴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판의 핵심쟁점은 퀄컴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받아온 것을 시장 경쟁을 해치는 독점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원심은 지난해 5월 퀄컴의 독점행위를 인정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연방지법의 루시 고 판사는 “퀄컴이 스마트폰 모뎀칩을 공급하면서 독점적 시장 지위를 남용해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지나치게 높은 부품 값을 받아왔고 칩 공급 중단 위협 등을 통해 경쟁을 질식시키고 최종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제9 순회항소법원은 “퀄컴이 경쟁사에 자사 특허를 허용할 의무는 없다”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퀄컴이 특허권 이용 계약을 맺도록 요구한 것이 시장경쟁을 해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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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특허 이용의 대가로 로열티를 받아온 관행을 독점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항소법원은 퀄컴이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관행을 바꿔 스마트폰 업체들과 라이선스 협상을 다시 하도록 한 1심 법원의 명령도 무효화했다.

돈 로젠버그 퀄컴 총괄부사장 겸 최고법무책임자는 “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만장일치로 뒤집으면서 우리 비즈니스 모델과 특허 라이선싱 프로그램의 정당성이 입증됐을 뿐 아니라 퀄컴이 업계에 미친 엄청난 기여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퀄컴은 일단 고비를 넘겼다. 독점행위가 인정될 경우 퀄컴은 그동안 단말기 판매가격의 5%에 달한 고가의 로열티를 포기해야 하며 앞으로 15~20달러대인 모뎀칩 비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평가해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삼성과 애플은 앞으로 고가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경쟁국장 이언 코너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은 실망스러우며 우리는 우리의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상고 의사를 밝혔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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