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공모펀드의 눈물...수익률 높아도 자금 썰물

성장주 담은 그룹주펀드 고공행진

삼성 1개월 수익 12%·3개월 24%

기타그룹 펀드도 각각 15%·30%

공모펀드 불황에 자금유입은 없고

차익 실현 이어져 설정액 감소세




최근 증시 랠리를 이끈 종목 중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가 대거 포함됐지만 이들을 담고 있는 그룹주펀드의 설정액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공모펀드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률 증가를 계기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삼성그룹주펀드 24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2.31%, 3개월 수익률은 24.35%를 기록했다. LG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을 담는 기타그룹펀드 18개의 1개월 수익률은 15.69%, 3개월 수익률은 30.01%로 더 높다.

그룹주펀드의 성과가 좋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각 그룹의 신성장 산업을 맡은 계열사들이 ‘성장주’로 각광받으며 주가가 무서운 속도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연초 43만3,000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14일 80만원에 장을 마쳤고 같은 기간 삼성SDI의 주가는 23만7,000원에서 44만4,000원까지 뛰었다. LG그룹은 LG화학의 주가가 32만1,000원에서 70만원으로 올랐고 LG전자와 LG의 주가도 3개월 새 각각 50%, 40% 뛰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3개월간 9만원대였던 현대차의 주가가 16만7,000원으로 60% 이상 뛰었다. SK그룹은 이 기간 신규 상장한 SK바이오팜이 흥행에 성공하며 새로 시가총액 24위에 진입했다. 14일 기준으로 시총 20위 중 4대 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종목은 14개(우선주 포함)로 70%에 달하고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연초 38.64%에서 39%로 소폭 늘었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지난달 ‘그린뉴딜’ 수혜로 급상승한 현대차 계열사를 담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담은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393억원이 설정된 ‘현대뉴현대그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의 1개월 수익률이 17.34%, 3개월 수익률이 22.37%였고 ‘키움현대차그룹과함께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은 수익률이 1개월 24.96%, 3개월 31.50%였다. 삼성 계열사로 구성된 펀드 중에는 2,686억원이 설정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이 한 달 수익률 8.3%, 분기 수익률 17.3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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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는 설정액이 7,982억원으로 그룹주펀드 중 가장 많은 ‘삼성KODEX삼성그룹주ETF’가 1개월 10.49%, 3개월 22.84%를 기록했고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ETF’는 1개월 11.64%, 3개월 27.03%의 수익률을 보였다.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ETF’는 수익률이 한 달간 42.67%, 석 달간 48.42%에 달했고 LG그룹은 ‘미래에셋TIGER LG그룹+ETF’가 한 달 새 18.03%, 석 달 새 38.2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SK·LG에 롯데까지 5대 그룹을 묶은 ETF인 ‘KB KBSTAR5대그룹주ETF’는 한 달 새 11.12%, 석 달 새 20.28%의 수익률 보였다.

하지만 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반해 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의 경우 3개월간 설정액이 246억원으로 늘며 미미하게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기타그룹펀드는 172억원이 줄었다. ETF 외에 설정액이 늘어난 공모펀드는 ‘현대뉴현대그룹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과 ‘신한BNPP3대그룹주Plus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정도에 불과하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룹을 테마로 한 펀드가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증시에서 주요 그룹이 가진 영향력을 방증하지만 공모펀드 전반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과거와는 달리 수익률이 높아도 새로 유입되는 자금은 없고 오히려 차익을 실현한 뒤 직접투자나 ETF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설정액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공모펀드시장을 활성화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펀드 내 개별 종목을 10% 이상 담지 못하는 ‘10%룰’ 완화 등을 고민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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