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노동 개혁으로 청년 취업 빙하기 벗어나야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라고 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18일 상장사 530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있는 곳이 57.2%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9.6%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서는 15~29세 청년의 체감실업률이 25.6%로 7월 기준으로 2015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잃어버린 20년’에 취업 시기를 맞은 청년들을 ‘취업 빙하기 세대’라고 불렀던 현상이 한국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노동시장 유연성과 청년실업 상관관계 분석’ 보고서는 큰 시사점을 준다. 한경연은 1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009~2019년 통계를 분석한 결과 노동시장 유연성 세부지표 중 노사협력 점수(7점 만점)가 1점 오르면 청년고용률이 4.8%포인트(25~29세), 19.8%포인트(15~24세)나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3.7%포인트(25~29세), 6.4%포인트(15~24세) 줄었다. 또 임금결정 유연성 또는 고용·해고 유연성이 높을수록 청년고용률이 올랐다.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기준으로 141개국 중 97위로 매우 낮았다. 기업이 신축적으로 고용 수준을 조절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조금만 높여도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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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는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틈날 때마다 한국 경제 회복을 위해 권고해온 사항이다. 독일 통일 후유증으로 한때 ‘유럽의 병자’로 불리며 저성장에 시달리던 독일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사회민주당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탈바꿈했다. 문재인 정부도 과감한 노동시장 개혁으로 기업도 성장시키고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는 선순환 경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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