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북상하면서 제주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의 영향권에 처음으로 든 제주에서는 이날까지 크고 작은 사고로 14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곳곳에서 신호등이 떨어지고 가로등이 꺾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강풍에 뜯겨 인근에 주차된 차량들이 파손되기도 했다. 제주시 도련동에서는 폭우로 지름 약 27㎝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제주시 해안동과 서귀포시 대정읍 등의 887가구는 정전 피해를 겪었다.
광주·전남·전북에서도 강풍에 대형 간판과 출입문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나타났다. 쓰러진 가로수가 전선을 건드리며 광주 북구 문흥동 2,100여가구와 전남 신안 127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광주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에서는 땅꺼짐 현상이 나타나 차량이 통제됐다. 충남 태안의 한 양식장에서는 일시 정전으로 인해 가동한 비상 발전기가 과부하로 고장 나면서 넙치 200만마리가 폐사했다.
전국적으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고 열차 운행이 일부 중단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항공기는 제주공항 206편, 김포공항 71편, 김해공항 58편 등 전날부터 모두 11개 공항에서 438편이 결항했다. 인천공항 활주로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오전 7시까지 일시 폐쇄됐다. 여객선은 99개 항로, 157척의 발이 묶였다. 유선(유람선) 142척과 운송 목적의 도선 74척도 통제됐다. 철도는 광주송정∼순천 경전선과 호남선 목포∼광주송정 구간, 장항선 용산∼익산 구간의 운행이 안전을 위해 전날 저녁부터 중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