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위클리 국제금융시장]애플·테슬라 주식분할, 美 고용지표 주목해야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미드웨스트시티에 위치한 일자리센터에서 구직자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앉아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미드웨스트시티에 위치한 일자리센터에서 구직자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앉아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는 뜻의 평준물가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주간 기준 2.59% 상승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3.39%, 3.26% 상승했다.

지난주 시장의 관심은 27일(현지시간) 열린 각국 중앙은행장들의 연례회의인 잭슨홀 미팅에서 나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집중됐다. 이날 파월 의장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면서 장기 저금리 시대를 시사했다. 최소 수년간 금리 인상이 없다는 뜻으로 과잉 유동성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상당 기간 동안 저금리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주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는 비교적 양호했다. 27일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00만 6,000건을 기록해 2주 연속 100만건을 웃돌았지만 전주(110만 6,000건)에 비해서는 감소해 노동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 25일 발표된 7월 미국 신규주택 판매는 90만1,000채로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3%, 전월 대비 13.9% 증가한 수치다. 7월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 지난 6월 6.2% 증가보다는 둔화했지만 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8.8베이시스포인트(bp) 올랐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지난주에 1bp 내려 약 한 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15.5bp 상승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연준의 강력한 정책 전환 발표 이후 지난 27일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다음날인 28일에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연준의 전략 변화가 실제 시장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새로운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다. 프리야 미스라 TD 증권 글로벌 금리 전략 대표는 “연준이 할 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장의 확신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또 모건스탠리의 분석가들은 “파월 연준 의장이 규정했던 허용 가능한 오버슈팅은 완만한 것으로 크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며, 언급한 일정 기간도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며 “이것이 공식적인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의 저금리 기조 고착화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임으로 인해 주요 통화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물가 목표인 2%를 넘어 과열될 경우에도 일정 기간은 금리를 올리지 않는 평균물가목표제를 언급하면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후 달러화는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뚜렷한 약세를 보였다. 조나스 골터만 캐피털 이코노믹스(CE)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선진 경제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 미국 금리와 국채수익률 하락이 달러에 상당한 하락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8일 아베 총리 사임 발표 이후 안전 자산인 엔화는 뚜렷한 강세로 돌아섰다. 데렉 할페니 MUFG 은행 분석가는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공격적인 통화 정책과 재정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도 엔화의 최근 강세 기조는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의 강한 협조 관계에 있다”며 “이건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영국의 파운드화는 달러화 약세 전망 등의 영향으로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유시장

지난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7달러(-0.16%) 하락한 42.9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5% 올랐다.

원유시장에서는 허리케인 이후 미국 생산시설 재가동 상황 등을 주시했다.지난주 미국 멕시코만 지역을 타격했던 허리케인 로라는 원유 설비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고 지나갔으며, 허리케인이 물러가면서 원유 생산 및 정제 활동도 재개되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위험 소멸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샬 스티브 IHS마킷 에너지 시장 연구원은 “유가는 로라가 원유 생산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남기지 않으면서 관련한 프리미엄을 되돌리고 있다”면서 “해상 유전 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견되지 않는 한 생산 차질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장기 저금리 유지 기조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또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180개로 지난주보다 3개 감소했으며, 이는 미국 내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주간전망(8월 31일~9월 4일)

이번주 뉴욕증시의 관심은 애플과 테슬라의 주식 분할에 쏠리고 있다. 애플은 4대 1, 테슬라는 5대 1로 주식이 쪼개지며 31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주식 분할로 투자자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이미 이 같은 호재가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이번 주에는 미국의 8월 ADP 고용보고서(2일)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및 실업률(4일)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7월까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는데 8월 고용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외에도 1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아울러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끝나고 대선 국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대선 이슈에 대한 민감도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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