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 달 만에 릴레이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지난달 검찰의 기소로 삼성전자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치솟은 가운데서도 경영 최일선을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후3시가 넘은 시각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방문했다. 한종희 사장 등 세트 부문 사장단과 전략회의를 진행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방문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반 고객의 방문이 이뤄지는 평일 오후 예고 없이 삼성디지털프라자를 향해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는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 연구소부터 휴대폰을 생산하는 구미사업장, 수원 생활가전 사업부 등을 두루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왔다.
이 부회장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정부의 내수활성화 방침에 따라 전자제품 판매상황을 체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매사원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검찰 기소에 관계 없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얼굴을 맞댄 지 한 달 만에 다시 현장을 향했다.
이 부회장은 지점 내에 마련된 프리미엄 가전 체험 공간인 데이코 하우스를 둘러보며 고객과 만나는 판매사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반기 전략 제품인 마이크로 LED TV ‘더 월’과 코로나19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의류 관리기 ‘에어드레서’, 데이코하우스의 빌트인 가전을 직접 열어보거나 구동해보며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중요해진 집의 가치를 ‘영업의 최전선’인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추석 이후부터 시작하는 이사철과 블랙프라이데이까지 이어지는 가전 시장의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이 부회장이 현장 점검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해외 주요인사(VIP)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디지털프라자로 직접 데려가 전략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검찰수사심의위의 권고에도 기소를 강행한 검찰의 공격에도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현장방문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변수연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