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에 따라 현역 근무 대신 대체역으로 법무부 교정시설에서 복무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입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체역들의 근무 분야에 관심이 쏠린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역들은 재소자들을 직접 감독하지 않고 교정시설 내 각종 잡무를 도맡게 된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양심의 자유에 따라 대체역을 선택해 병무청으로부터 허가받은 64명이 다음달 26일 소집을 앞두고 있다. 대체역은 우리 군 사상 처음 도입된 제도로 지난 2018년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신설됐다.
주목받는 점은 대체역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다. 앞서 병무청은 대체역들을 법무부 교정시설에서 근무시키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교정시설의 성격상 재소자와의 접촉이 필수인데 대체역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한 탓에 현역들이 사용하는 총기뿐 아니라 다른 무기들도 휴대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대체역들은 시설 내에서 무기 등을 소지·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이 때문에 일반 교정시설 공무원들처럼 재소자들을 감독하거나 지도하는 업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대체역들은 교정시설 내 각종 잡무를 담당하게 된다. 재소자들을 위한 급식 지원뿐 아니라 도서관 등 교화시설 업무 보조, 시설 내 환경미화 등 사실상 재소자 감독 외 모든 일을 맡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36개월 동안 교정시설에서 숙식하면서 대체역 복무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결코 낮지 않다”며 “처음 입소하는 64명은 대전과 목포 지역 교도소에서 근무하게 되며 이후 전국 곳곳으로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대체역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처음 대체역 편입을 허가한 이들은 대법원에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했다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35명이었지만 이후 신청자가 늘면서 지난달 기준 448명이 대체역 복무를 앞두고 있다. 아직 병무청은 이들에게 교정시설 외 다른 업무를 맡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법무부 관계자도 “전국 교정시설에 대체역들이 상주할 수 있는 복무시설을 짓고 있다”며 “앞으로 대체역 복무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