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과 대담에 나선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 겸 회장은 지금의 미국 상황을 세 가지로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무제한 돈찍기 △빈부격차와 이념분열 △중국의 부상 등이다. 돈풀기가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최근의 대선 국면에서 드러났듯 빈부격차와 좌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간 대립이 매우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이 또 다른 변수로 지적됐다.
달리오 회장은 “미중 사이에는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자본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정학적 전쟁도 일어나고 있는데 실제 발생할지 의문이지만 군사대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유리하며 시간은 중국 편”이라면서 “다음 정부는 중국이 성장하고 더 잘하는 쪽에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중국의 교육열과 기업가정신, 대규모 기업공개(IPO) 등이 미국을 앞선다고 평가했다.
이어 달리오 회장은 “앞으로 위안화의 세계화를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의 주식과 채권·통화를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이 등장할 것”이라며 “중국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미국보다 빨리 경제가 회복했고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모든 자본이 중국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세계화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미중갈등이라는 세 가지 쇼크에 디글로벌리제이션으로 가게 됐다”며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해온 소규모 개방국가들의 경우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전략을 펴왔는데 앞으로 이들은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우리나라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앞서 달리오 회장과 대담한 칼럼니스트 프리드먼은 위기 이전에는 항상 전조에 해당하는 심장발작(heart attack)이 있어왔다고 강조했다. 2001년 9·11 테러 전인 1993년 파키스탄인의 세계무역센터(WTC) 파괴 시도가 있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앞서서는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코로나19는 2002년 사스(SARS)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금 대형 산불과 폭풍우가 발생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사전 징후인 만큼 열대우림 보호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프리드먼은 주장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