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활용해 3,4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를 유치한다. 인수합병(M&A)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카카오의 M&A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외화 해외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21일 공시했다. 싱가포르 등 해외시장에서 3,396억원을 조달할 계획으로 사채만기일은 2023년 4월 28일이다. 교환가액은 45만713원으로 교환프리미엄을 감안해 이날 카카오 종가(35만3,500원)의 127% 이상으로 결정했다. 카카오는 유치 자금을 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쓸 계획이다.
카카오는 2018년 카카오엠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자기주식을 대거 확보했다. 당시 합병에 반대하는 카카오엠 주주들로부터 2,272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하며 자기주식이 늘었다. 카카오는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이번 사채의 교환대상은 카카오 자기주식 75만3,407주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0.9% 수준이며 카카오는 2·4분기 현재 약 249만주의 자기주식을 보유 중이다. 채권자들은 원금 혹은 카카오 주식 교부 등을 선택해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에도 글로벌 연기금 투자자를 상대로 2억달러(약 2,26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아시아와 유럽 등 국부펀드와 장기투자자가 EB 대부분을 가지고 갔다. 카카오측 관계자는 “과거에도 EB를 통해 성공적인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며 “카카오엠 합병과정에서 획득한 자기주식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400억원을 조달한 카카오의 M&A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여왔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대거 인수했을 뿐 아니라 야나두 등 교육 콘텐츠 사업도 강화했다. 플랫폼 회사로서 정보기술(IT)과 콘텐츠를 연계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해외 자금을 유치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현재 세부적인 투자대상 회사는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