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월말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기준 등을 신설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오는 12월 시행에 들어갈 계획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은 만성질환자 등이 섭취 열량·염분·당분·포화지방 등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제조한 조리식품, 이를 조합한 도시락 또는 식단형 식품, 소비자가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손질한 식재료 조합 등을 말한다.
한 끼 열량이 500∼800㎉로 제한되고 곡류·어류·육류·채소류의 균형있는 구성, 식이섬유가 높은 식품 우선 사용, 콜레스테롤·포화지방·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식품 사용자제는 기본. 당뇨환자용의 경우 총 열량 가운데 포화지방 7%(3.8g) 미만, 당류 10%(12.5g) 미만, 단백질 18g 이상, 나트륨 1,350㎎ 미만을 충족해야 한다. 콩팥병(신장질환) 환자용은 나트륨 650㎎ 이하 등 더 까다롭다.
일반인이 이처럼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는 식사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기준·규격’ 시행을 앞두고 기존 제품보다 열량·염분·당분 등을 낮춘 도시락을 내놓는 업체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학교법인 지원 사업체인 ㈜미셸푸드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승규(소화기내과)·이승환(내분비내과) 교수와 영양팀이 손잡고 염분·당분 조절을 필요로 하는 환자와 일반인을 위한 배달용 ‘닥터의 도시락’ 6종과 단품 밥 3종을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도시락의 경우 여주현미밥, 퀴노아렌틸콩 현미밥, 여러가지 콩밥 등과 너비아니, 닭갈비, 닭가슴살 스테이크·양배추쌈, 고등어·삼치구이 등을 조합했는데 나트륨 함량이 490~770㎎으로 당뇨환자용 기준(1,350㎎ 미만)을 훨씬 밑돈다. 밥에 당분 흡수 속도가 다른 잡곡을 사용하고 밥을 지을 때 항당뇨성 식재료 분말도 사용했다.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워 먹으면 되고 가격은 6종 꾸러미가 4만9,000원. 4만원 이상 구매하면 배송료(2,500원)가 무료다.
윤 교수는 “환자의 식단은 영양 밸런스를 지키면서 질환에 따라 치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며 “염분·당분 조절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 등에게 보다 맛있고 회복을 도울 수 있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미셸푸드 박상수 대표 신부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예방·관리는 물론 조절식을 원하는 가족을 위해 따로 밥을 짓는 번거로움 없이 함께 맛있게 식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질환별 회복식 도시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