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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자 딸, DNA 시료 채취로 아버지 유해 찾아

2013년 양구서 발굴된 유해, 故 문장춘 일병으로 신원확인

뱃속에 있던 딸 두고 참전해 전사···“아버지 유해 찾아 감격”

고 문장춘 일병 유해 발굴현장.     /사진제공=국방부고 문장춘 일병 유해 발굴현장. /사진제공=국방부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딸이 유전자(DNA) 시료 채취를 통해 아버지의 유해를 찾았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3년 9월 25일 강원도 양구군 월운리 수리봉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문장춘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신원확인은 전사자 딸인 문경숙(70)씨가 아버지 유해를 찾기 위해 지난 2011년 6월 DNA 시료 채취를 한 지 9년만이다. 또 국유단이 2000년 4월 유해 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그 동안 찾아낸 유해 가운데 154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국유단은 발굴된 유해에서 채취한 DNA 시료와 보관 중인 DNA 시료를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으로 비교·분석해 부녀관계를 확인했다.


문 일병은 1922년 6월 부산 동래구에서 4남 3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22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일을 하며 가장 역할을 하던 그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1950년 8월 네 살배기 아들과 뱃속에 있던 딸을 남겨둔 채 참전했다.



고 문장춘 일병.    /사진제공=국방부고 문장춘 일병. /사진제공=국방부


고인은 미 2사단 카투사(추정)로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해 피의 능선 전투(1951.8.18∼9.5)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의 능선 전투는 미 2사단 9연대와 국군 5사단 35·36연대가 북한군이 점령한 양구 방산면 일대의 고지를 탈환한 전투다. 문 일병은 이 전투에서 전사한지 62년이 지나서야 팔·다리·갈비뼈 유해 몇 점이 발굴됐다. 이 밖에 M1 탄두와 탄피가 현장 유품으로 발견됐다.

고인의 딸 문경숙씨는 “평생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살아왔었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감격스러워서 눈물도 나고 가슴이 떨린다”며 “유해를 찾아준 국유단 관계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다른 유가족분들도 가족을 빨리 유해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오는 12일 경남 김해에서 문 일병 귀환 행사를 진행하고, 이후 안장식을 치른 뒤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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