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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원인 된 펀드구조 변경은 이종필이 했다"…라임 前 직원 증언

라임 담당자, 이종필 재판에 증인 출석해

"손실 발생 후 李 지시대로 투자구조 변경"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해외무역금융 펀드의 투자와 운용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라임 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제안에 따라 펀드 상품을 만들었다는 증언도 함께다. 이 전 부사장은 그동안 해외무역금융펀드 투자는 신한금투의 지시에 따른 것이고 자신은 소극적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이 전 부사장 등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및 사기 혐의 공판에는 라임에서 해외무역금융 펀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A씨는 “해외무역금융펀드에 손실이 발생한 후 이 전 부사장의 지시대로 투자구조를 모자펀드 형태로 변경했다”며 “환매 중단 원인 중 하나가 이러한 구조 변경이었는데 구조 변경을 지시한 것은 이 전 부사장이었다”고 증언했다.


A씨의 말대로 라임 사태에는 라임이 투자한 해외무역금융 펀드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부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라임 측은 IIG 펀드의 부실을 인지했으면서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해 펀드 판매를 이어갔다. 앞서 라임은 지난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신한금투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IIG 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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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사장은 그동안 IIG에 투자된 펀드가 신한금투의 ‘OEM 펀드’라고 주장해 왔다. OEM 펀드는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에 요청해 만드는 펀드 상품으로 현행법상 불법이다. 이날 A씨도 ‘IIG에 투자된 펀드가 신한금투 측 제안으로 만들어졌으며 펀드 기준가 역시 신한금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아보는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A씨는 “펀드 투자 대상 발굴과 판매 과정에서 신한금투의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라임도 관여했다”며 “이종필 전 부사장 등이 주로 의사결정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검사가 “IIG 펀드의 기준가 산정이 지연되면 신한금투에만 문의할 것이 아니라 라임이 직접 원인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우리(라임)가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IIG 펀드를 비롯한 해외무역금융펀드 투자에 이 전 부사장 등이 관여했으며 여기서 발생한 손실을 막기 위해 벌인 불법 행위도 이 전 부사장의 개입 아래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라임의 해외무역금융 펀드는 신한금투가 소싱부터 판매까지 도맡아 했다”며 “라임은 지시대로 OEM 상품을 만들기만 했다”고 반박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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