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패배하자 미국 극우 음모론 단체 '큐어넌' 휘청

정부 인사 자처하며 음모론 전파한 'Q' 침묵

'음모론에 사기 당했나' 신봉자들 믿음도 흔들려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극우 음모론 추종 집단인 ‘큐어넌’(QAnon)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패배로 흔들리고 있다.

각종 음모론을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익명의 극우주의자 ‘큐’(Q)가 대선 패배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다 큐어넌 신봉자들도 자신이 믿었던 음모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큐어넌 음모론이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패배 이후 흔들리는 큐어넌을 보도했다.

큐어넌은 2017년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서 탄생했다. 익명의 극우주의자 ‘큐’라는 인물이 정부 내부 인사를 자처하며 각종 음모론이 담긴 글을 올렸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정치세력으로 성장하면서 큐어넌이 탄생했다. 큐어넌은 큐와 익명을 뜻하는 ‘Anonymous’(어나니머스)의 합성어다. 큐어넌은 미국 민주당과 연결된 비밀집단 ‘딥스테이트’가 정부를 통제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구하기 위해 이들과 맞서 싸운다는 음모론을 신봉한다.


이들은 또한 딥스테이트를 악마숭배이자이자 소아성애자로 묘사한다. 큐어넌의 정신적 지도자와 다름없는 ‘큐’도 대선 직전까지 몇 달 동안 극우 게시판 ‘에이트쿤’(8kun·포챈의 후신)에 이번 대선이 민주당과 딥스테이트를 심판하는 날이 될 것이라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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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하자 ‘큐’는 일주일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트럼프 패배에 당황한 일부 큐어넌 신봉자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우리는 모두 (음모론에) 사기를 당했는가”, “내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가 졌다”는 글을 올렸다. ‘큐’가 자신의 글을 공개하는 게시판인 ‘에이트쿤’ 운영자 론 왓킨스가 대선 이후 게시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것도 큐어넌 신봉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왓킨스는 WP에 “건강관리와 결혼 등 사생활 문제로 게시판 운영자 역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큐’가 글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큐어넌 신봉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라는 현실을 수용하지 않고 있으며 소송전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큐어넌 활동 동향을 분석하는 팟캐스트 ‘큐어넌 어나니머스’의 운영자 트래비스 뷰는 “내년 1월 20일 바이든 당선인이 새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큐어넌 추종자들의 인지부조화 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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