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60대 남성 김씨와 50대 남성 손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나 방법의 잔혹성에 비춰볼 때 사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살인미수 누범기간에 살인을 저질러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여성인 A씨는 지난해 김씨를 만나 교제하다가 올해 동거를 시작했다. 김씨는 지난 8월 말다툼하다가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2년을 복역한 후 누범기간 중에 있었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폭력 범죄로 처벌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숨질 때까지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게 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같은 시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마성영 부장판사)는 살인 및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손모(52)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손씨는 올해 6월 피해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손씨는 살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동반자살을 시도하다가 일어난 일이고 흉기를 사전에 준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부검 결과를 보면 피고인이 흉기를 미리 준비해두고 본인이 살던 주거지로 피해자를 유인해 계획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손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을 안겨주고도 동반자살을 하다 본인만 살아남았다고 주장하는 등 반성을 깊이 하는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재판부는 “별다른 범죄전력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유족 측과 합의해 피해자 측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재범 위험성은 낮다고 판단해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