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당 내부서도 들끓는 '이정옥 경질론'

"성인지 감수성..." 발언 파장 확산

내년 재·보선 악영향 우려 커져

의원모임 '더미래' 靑에 의견 전달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성추행 의혹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실시하게 된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당내 진보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11일 내부 논의 결과 이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더미래 소속의 한 의원은 “당시 현장에서 한 의원이 ‘이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다. 더미래 차원에서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더미래 대표를 맡고 있는 위성곤 의원은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직후 더 이상 공식적으로 논의를 이어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참석자들은 이 장관 경질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할 방법을 찾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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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장관의 “성 인지 학습 기회” 발언을 두고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 여성 의원은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질 사안이다. 지도부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여성 장관에 대한 배려를 통해 여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온 상황에서 여성가족부를 총괄하는 장관이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라며 “자책골치고는 너무 심한 자책골을 넣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당내 여론은 연말 개각인사에 이 장관이 유임될 경우 내년 보선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선에서 성추행 의혹 문제를 빨리 덮고 새로운 정책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당내 여성 후보 추대론도 나오는 상황에서 이 장관 발언의 여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당의 파상공세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민의힘은 10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추행(사건)이 성교육을 학습할 기회면 음주치사는 음주운전 방지를 학습할 기회냐”고 비판하며 이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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