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그린 뉴딜 지원·사막 숲 조성...은행들 'ESG 경영' 팔 걷었다

[에코경영이 경쟁력이다]

<7> 녹색바람 거센 금융권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 '적도원칙'

신한銀, 국내 시중銀 최초로 가입

국민銀은 종이통장 줄이기 등 적극

하나금융 일회용품 사용 자제 독려

우리銀 재활용품 회수 AI로봇 설치

한 고객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설치된 재활용 로봇자판기 ‘네프론’을 이용하고 있다. 페트병이나 캔을 자판기에 투입하면 품목별로 수거한 뒤 휴대전화 번호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2,000포인트 이상 적립시 본인 명의 계좌로 환급받을 수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한 고객이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설치된 재활용 로봇자판기 ‘네프론’을 이용하고 있다. 페트병이나 캔을 자판기에 투입하면 품목별로 수거한 뒤 휴대전화 번호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2,000포인트 이상 적립시 본인 명의 계좌로 환급받을 수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최근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적도원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이 환경을 훼손하거나 해당 지역 주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등 환경·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금융회사들이 자발적으로 맺은 행동협약이다. 적도원칙에 따라 신한은행은 앞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기업대출을 실행할 때 환경·사회적 리스크를 고려하게 됐다. 현재 적도원칙에는 38개국 109개 금융회사가 가입해 있는데, 국내에서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을 제외하고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선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직접 가입했다.



조용병(왼쪽 세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EP FI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공동 제정한 ‘책임은행원칙’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조용병(왼쪽 세번째)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UNEP FI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공동 제정한 ‘책임은행원칙’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더욱 강조되면서 ‘ESG경영’이 금융산업의 성장과 투자의 핵심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세운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그린 뉴딜’에 발맞춰 금융권도 녹색경영 실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금융 뉴딜정책으로 ‘신한 네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신성장산업 금융지원, 신디지털금융 선도, 신성장생태계 조성이라는 3대 핵심방향을 설정했다. 4년간 총 26조 규모로 혁신대출 16조원, 혁신투자 1조원, 녹색금융 투자·대출 9조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도 오는 2025년까지 대출과 투자를 통해 총 13조8,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농촌 태양광사업 등 ‘그린 뉴딜’ 분야에 가장 많은 12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총 10조원 규모의 지원 중 ‘그린 뉴딜’ 부문에 8조원을 직·간접 투자와 여신으로 신규 지원한다. 우리금융그룹도 신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보증기관 및 지자체 연계 녹색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또 태양광·해상풍력발전 부문 금융주선을 주도하고, 친환경 하수처리시설·클린 에너지센터 등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손태승(가운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권광석(왼쪽 두번째) 우리은행장, 박필준(왼쪽 네번째) 노조위원장과 함께 지난 7월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머그컵 사용을 권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손태승(가운데)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권광석(왼쪽 두번째) 우리은행장, 박필준(왼쪽 네번째) 노조위원장과 함께 지난 7월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머그컵 사용을 권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금융사들이 직접 숲을 조성하거나 지원하는 녹색 활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2010년부터 서울 남산에서 야생화 단지를 가꾸는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 야생화 단지는 시민들에게 도심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생명의 숲’ 조성사업을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해 6월 강원도 고성 산불 피해지역 숲 재조성사업 실시를 위한 기금 2억 원을 전달했고, 지난 7월 경기도 안성 인근 2호 숲 조성에 기부금 1억 원을 전달했다. 금융권의 녹색 행보는 한국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북쪽으로 100km 떨어진 바양척드에서 총 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 등 바양척드 지역의 조림 사업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글로벌 환경 리더십에서 좀 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국내 금융권의 태도 변화도 감지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에 앞장서기 위한 그룹차원의 친환경 경영비전인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선포했으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녹색 산업에 20조원을 투자 및 지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까지 절감하는 탄소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2018년 3월부터 전 세계 28개 금융사와 함께 글로벌 파리협정조약을 준수하는 ‘책임은행원칙’ 원칙제정에 참여했는데, 국내 금융권 유일하게 최고경영자(CEO)가 행사에 참여해 서명했다. KB금융은 지난해 한국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UNEP FI 기후공동협약’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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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친환경 활동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로봇기반업무자동화(RPA)를 추진하며 페이퍼리스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등 자원 선순환에도 동참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그린 웨이브(Green Wave) 캠페인을 통해 종이통장 줄이기, 전기사용 줄이기, 일회용품 줄이기 등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여의도 본점 정문에 재활용 로봇자판기 ‘네프론’을 설치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친환경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로 임직원의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독려하는 등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전사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본점에 캔, 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회수하는 인공지능(AI) 로봇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 임직원이 종이컵 사용 금지,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규격인 ISO14001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ISO14001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무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심사하여 부여하는 글로벌 수준의 환경경영시스템에 대한 인증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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