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문 대통령 '13평 4인가족' 발언…긴급수리로 4억 5,000만원 썼나

'새벽 공사에 입주민 깨웠다' 항의 글 게시

靑 "설명 확인하려 질문한 것" 해명하기도

LH "알려진 비용은 발주 기준..실제와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현 LH 사장)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현 LH 사장)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살고 싶은 임대주택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관리공사(LH)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한 화성시 동탄2신도시 임대주택에 인테리어 비용으로 4,29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에 앞서 인테리어 등 보수비용으로 4,290만 원을 썼고, 행사진행 등 예산 총 4억5,0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LH는 2채의 주택에 커튼과 각종 가구를 구입하는 비용으로만 650만 원을 썼다. 2채의 면적이 다른 점을 고려한다면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보증금 6,000만 원짜리 주택에 인테리어 비용을 대략 2,000만 원 남짓 썼다는 것을 도출할 수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행사를 앞두고 새벽까지 이어진 벼락 공사 탓에 “새벽에 드릴 질 해서 입주민들 잠 다 깨웠다”고 항의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단지 내 다른 가구 주민들은 벽면 곰팡이와 누수 등 부실시공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44㎡(13평)짜리 주택을 둘러본 뒤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13평 집에서 아이 둘을 키울 수 있겠다는 발언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자 청와대는 “변 사장의 설명을 확인하며 질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 대통령이 13평 임대주택에 가서 부부가 애 둘 키우고 반려동물까지 키울 수 있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퇴임 후) 부부만 함께 살 테니 사저 크기는 6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불평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복층 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복층 임대주택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대통령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을 펼쳤다”며 “주거 안정은 도외시한 채 대통령의 심기 관리에만 몰두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


정의당 역시 LH공사가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예산 4,290만 원을 쓴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인데 특히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중에서 그럴 수 있는 가구가 도대체 몇 가구나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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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미덕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며 “보증금의 70%에 해당하는 인테리어 비용을 지출하고, 수억 원의 행사비용이 지출됐다는 점은 선뜻 이해할 수 없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또 “정부의 과장된 쇼룸도 문제이지만 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덧씌웠다는 점에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과장된 ‘쇼룸’이 아니라, 좀 더 넉넉한 공간과 쾌적한 주거 복지와 환경”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연출된 공간보다 최저주거기준 상향 조정 등 현실에 부합한 정책부터 서두르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했던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복층형 세대 내부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했던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복층형 세대 내부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혼부부에 아이 1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정책 실패 인정은커녕 13평 임대아파트를 보고 ‘4인 가족도 살겠다’고 하셨다”며 “퇴임 후 795평 사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LH는 문 대통령이 행사 중 방문한 세대는 입주 예정자의 편의와 소개 등을 위한 본보기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임대주택 설계공모대전 당선작 모형 제작’, ‘공공임대주택 홍보 영상 제작’ 등에 사용된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는 점을 들며 김 의원이 언급한 비용 역시 발주 기준으로 실제 정산 시 비용은 줄어들 것이라고 재차 해명에 나섰다.

이어 별도로 구조의 변경은 없었고 설치된 가구나 집기류 등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임시 대여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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