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 대부분의 나라가 차분하게 2021년을 맞았다. 각국의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지 않거나 규모가 축소됐으며, 일부 국가는 경찰력을 동원해 새해맞이 모임을 막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뉴질랜드는 평소처럼 새해맞이 행사를 진행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하버브리지와 그 일대에서 진행되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는 올해 단 7분간만 진행됐다. 당국이 TV로 불꽃놀이를 시청할 것을 권장하고 거주자와 약속이 있거나, 사전에 식당을 예약한 사람 등으로 도심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면서 실외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하버브리지 불꽃놀이는 100만 명이 찾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맞이 행사 가운데 하나다.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는 올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채 진행됐다. 뉴욕경찰은 타임스스퀘어 주변 21개 도로 입구에 철책을 설치하고 길목을 막았다. 행사에는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등과 그 가족만 특별손님으로 초대됐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코로나19에 봉쇄령과 비슷한 수준의 방역규제가 시행된 영국 런던에선 불꽃놀이가 취소됐다가 새해가 되기 직전 깜짝 진행됐다. 불꽃과 함께 템스강 하늘엔 국민보건서비스(NHS) 로고와 인종차별 반대시위 명칭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등이 빛으로 수놓아졌다. 런던의 명물 빅벤 시계탑 앞에선 31일 오후 11시 수십 명의 사람이 모임금지 조처를 뚫고 모여 ‘브렉시트’(Brexit)를 기념하기도 했다. 전환기가 공식 종료되고 진짜 브렉시트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시민들이 오후 8시 이후 야간 통행금지 조처를 지키도록 경찰 약 10만을 동원했으며, 파리는 지하철 노선 절반의 운행을 중단했다. 오는 10일까지 전면봉쇄를 시행 중인 독일은 정부가 폭죽 판매를 금지하고 공공장소 모임 인원 제한을 강화했다. 이탈리아도 밤 10시 이후 통행을 금지하고 식당과 술집 등 상점 대부분 운영을 금지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리통증으로 올해 새해·신년미사를 집전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는 뉴질랜드는 최대도시 오클랜드와 기스번 등에 수천 명이 모여 새해맞이 불꽃놀이와 행사를 즐기는 등 예년처럼 새해를 맞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에서 상당히 벗어난 뉴질랜드는 2019년과 같이 새해맞이 축제를 벌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새해맞이 행사를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