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사가 수차례 지연됐던 분황사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분황사는 불교의 대표적인 성지인 인도 부다가야에 세워지는 첫 국내 사찰로 하늘길이 재개되면 순례자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8일 분황사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기공식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인도 부다가야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황사는 조계종이 추진하는 한국불교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인도 동부 바하르주 부다가야 지역에 건립되는 첫 국내 사찰이다.
분황사는 총 1만3,000㎡(3,900평) 부지에 대웅전과 보건소 등을 갖춘 다목적 사찰로 조성될 전망이다. 사찰의 대표 건축물인 대웅전은 262㎡ 규모로 세워진다. 문경 봉암사 태고선원과 같은 회랑식 법당으로, 고온다습하고 강수량이 많은 현지 기후조건을 반영한 한국적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조계종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현지 공사를 책임질 물라싼가 붓다팔라스님 등이 분황사 건립을 위해 한국에서 인도로 출국했다”며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기초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며 요사와 보건소는 8월 말까지 완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분황사는 한국 순례객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순례객들을 위한 숙소동은 대웅전 바로 옆에 연 면적 964㎡ 규모로 지어진다. 부다가야는 부처님이 출가를 결심하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가 있는 곳으로 불교의 4대 성지 중 하나다. 매년 전 세계에서 50만명 이상의 성지 순례자들이 방문하며, 한국에서도 매년 1만5,0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조계종은 2019년 4월 백만원력 결집불사 선포식을 통해 인도 한국사찰 건립 사업계획을 공식화했다. 이후 통도사 청하문도회의 인도 현지부지 2,000평 기증과 50억원에 달하는 불자들의 기부가 이어지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조계종은 지난해 3월 착공식을 시작으로 올해 완공을 목표로 분황사 건립을 추진해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허가 절차 등 관련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원행스님은 치사에서 “오늘은 한국불교 침체 위기를 극복하고 불국토 재현을 발원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의 첫 단추를 끼우는 날”이라며 “분황사 건립은 한국불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핵심 불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