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연일 암호화폐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머스크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작은 X를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고 썼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X가 머스크의 9개월 된 아들 'X Æ A-Xii'(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를 뜻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머스크의 트윗 이후 도지코인이 16% 급등해 개당 0.069달러에서 0.08달러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최근 테슬라가 1조7,000억원(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시하며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데 이어 머스크가 도지코인 구매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또 한 번의 가격 급등을 촉발한 것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이 화폐의 마스코트로 채택했고,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따와 ‘도지코인’이라고 했다.
도지코인은 개발 이후 한때 반짝 인기를 얻었다가 곧 잡다한 암호화폐 중의 하나로 전락했지만, 최근 미국 개미 투자자의 힘과 머스크 효과로 핫 아이템이 됐다. 도지코인은 미 개미군단의 상징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회원들 사이에서 투자를 해볼 만한 암호화폐로 부상했고, 머스크의 지원 사격이 곧 이어졌다.
머스크는 트위터에 도지코인 마스코트인 시바견을 자신이 들어 올리는 모습을 담은 밈을 게재하거나 패션잡지 보그를 패러디한 ‘도그’(Dogue) 밈도 올렸다. 또 “도지코인은 일반인의 암호화폐”, “높지도 낮지도 않고 오직 도지”라는 트윗도 날렸다.
머스크가 도지코인에 대한 트윗이나 밈을 올릴 때마다 가격은 급등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0.007∼0.009달러에 불과하던 도지코인은 머스크 트윗 효과 등에 힘입어 불과 열흘여 사이에 10배 가량 올랐다.
한편, 머스크는 ‘괴짜 CEO’라는 별칭에 걸맞게 자신의 아들에게 암호와도 같은 이름을 붙였다. 머스크 부부에 따르면 X는 미지수, Æ는 인공지능(AI), A-Xii는 미국 항공기 SR-17의 전신을 뜻하며 합쳐서 ‘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라고 읽는다.
머스크는 이날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는 트윗을 올린 뒤 집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담은 아들 영상도 공개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