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자동차 운반선(PCTC)으로 발전설비와 같은 대형 중량화물(브레이크 벌크)을 해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육성해 매출 다변화에 나선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기업의 운송 의뢰를 받아 화력·풍력 발전설비를 미국 볼티모어, 독일 브레머하펜 등지로 해상운송했다고 25일 밝혔다. 선복 수급이 빠듯한 컨테이너선 대신 자동차 운반선을 활용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피트 컨테이너 370기 분량 규모의 발전설비를 자동차 운반선에 실어 총 4회에 걸쳐 운송했다.
브레이크 벌크 화물이란 컨테이너와 같은 용기에 적재되지 않고 낱개로 선적되는 화물을 말한다. 산업 및 발전설비, 전동차, 철강제품뿐만 아니라 건설 및 광산 장비 등을 다양하게 아우른다. 화물 크기와 종류 등 계약 조건에 따라 컨테이너선, 자동차 운반선, 벌크선 등 다양한 선박을 통해 운송된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운송한 글로벌 브레이크 벌크 화주 물량은 20피트 컨테이너로 환산시 1만3,500기가 넘는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의 특성을 살려 화주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자동차 운반선은 선박의 정기적 운항 덕분에 벌크선보다 정시성(화물을 제때 운반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이 좋다. 또 컨테이너선보다 유연한 항차 운용이 가능해 화주의 요청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운송 안정성도 좋다. 수평으로 화물을 선적하기 때문에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컨테이너선, 벌크선보다 화물의 충격과 낙하 위험성이 낮다.
브레이크 벌크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성장세를 타면 현대글로비스 해상운송 비계열 매출 확대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해상운송(PCTC) 사업에서 전체 매출 중 비계열 비중이 5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해운사업에 본격 진출한 2010년 대비 4배 확대된 규모다.
현대글로비스의 한 관계자는 “브레이크 벌크 시장은 뚜렷한 시장 주도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글로비스는 90척에 달하는 선대, 촘촘히 구축된 80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브레이크 벌크 시장을 집중 공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