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대체로 평년보다 덥고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처럼 ‘블로킹(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으로 이상기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24일 발표한 ‘2021년 여름철 3개월 전망(6∼8월) 해설서’를 통해 이번 여름철 기온은 6월과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월별로 살펴보면 6·7월의 경우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은 20%로 나타났다. 6월의 평년 기온은 21.1∼21.7도, 7월은 24.0∼25.2도다. 8월은 평년(24.6∼25.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였고,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와 20%로 예보됐다.
여름철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으며 강수량은 지역 편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은 20%로 예상된다.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조사됐다.
기상청은 해수면 온도와 기후 예측 모델, 전문가 분석 등을 종합해 여름철 날씨를 전망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라니냐(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 생기는 이상현상)’가 올봄부터 약화하면서 이달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봄철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 여름철은 통상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와 지구온난화 경향이 기온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 지난 겨울철부터 3월까지 티베트 지역의 적은 눈덮임이 기온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됐으나 4월 들어 티베트 동북부 지역으로 평년보다 눈덮임이 증가하면서 평년과 비슷한 상태가 됐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과 열대야 일수도 지난해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봄철에 라니냐가 종료된 지난 2018년 역시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역대 가장 길었고 올해와 기압계 패턴도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중국·일본 장기 예보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북쪽으로 발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대부분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고,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나 초여름에 다소 많겠다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6월과 7월의 평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8월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강수량은 6∼8월 모두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도 변수는 블로킹이다. 지난해 기상청은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특히 7월 말에서 8월 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겠다고 예상했지만 최장 장마가 찾아오는 등 기상 예측이 빗나갔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가 발생하거나 바이칼호·몽골 지역이나 동시베리아 부근으로 블로킹이 발달할 경우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압계의 변화가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예상치 못한 패턴이 발생하는 만큼 매주 발표되는 1개월 전망 등을 적극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