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현대차, 토종 팹리스와 車반도체 국산화 나선다

차량 조립에 필요한 칩 사양

시스템 업체 등과 일부 공유

해외의존도 낮추고 수급 해결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사양 일부를 국내 시스템 반도체 회사들과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애로를 겪은 상황에서 토종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으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해외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수급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최근 회사가 생산 라인에서 활용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사양 일부를 토종 시스템 반도체 업체와 공유했다. 양사는 정부와 업계 주도로 만든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공유 리스트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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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가 건넨 리스트에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집적회로(IC),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8개 종류의 아날로그 반도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동차 내부에서 각종 연산을 담당하는 MCU의 경우 65나노 공정 기반으로 만든 32비트 칩 사양이 공유됐다.

현대차그룹이 공유한 칩 사양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네덜란드 NXP,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해외 차량용 반도체 회사들이 만드는 칩이 대거 포함돼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차량 조립에 필요한 칩 사양을 국내 업체들과 구체적으로 공유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양사는 차량 조립에 활용하는 반도체의 95% 이상을 해외 반도체 회사로부터 공급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해외 비중이 높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반도체 수급 문제를 국산화 작업으로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국내 팹리스 업체 간 구체적인 협력 로드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국산화 칩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현재 국내 팹리스 및 파운드리 업체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특정 업체와 구체적 협력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강해령 hr@sedaily.com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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