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메타버스, 한류의 새로운 미래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





지금 전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로블록스(Roblox)라는 미국 게임 플랫폼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화제가 된 이후로 인터넷 서비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등의 기술적 개념과 실용화된 결과물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다가와 있었다. 코로나19 위기로 현실 세계에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사람들이 현실 너머의 새로운 세계, 메타버스로 눈을 돌리게 했다. 특히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은 문물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쉽고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메타버스의 세계가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이 바로 문화 분야다. 더욱 정교하게, 더욱 원활하게 작동하는 가상 세계를 구동하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은 IT기술이지만, 그 가상 공간을 이용자들이 찾게끔 매력적인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것은 바로 문화적 상상력이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그 문화적 상상력으로 구현된 게임 콘텐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예술가 같은 창작자의 입장에서도 메타버스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2차원 스크린의 한계를 넘어, 생동하는 문화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지닌 공간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라는 신대륙 앞에서 우리 문화는 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제페토(Zepeto) 등의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에서 메타버스 공간에 대응하는 실험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우리 문화의 해외홍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 세계 27개국 32개 한국문화원은 한류 콘텐츠 전시장을 입체 스캔해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해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제페토 플랫폼 내에 한강시민공원을 구현하고 다채로운 홍보 이벤트를 개최해 잠재적 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만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가상현실 스포츠실이 초등학교 곳곳에 설치되고, 비대면 스포츠 시장이라는 새로운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메타버스의 새로운 공간들을 하나 둘 채워 나가고 있다.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우리 문화의 힘은 이제 현실의 벽을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에서 펼쳐질 새로운 한류의 시대가 머지 않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