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세 60~80% 신도시 분양 "영끌 말라"…전세 불안은 "국지적"

[집값 버블 경고한 국토장관…첫 기자간담]

자산버블 정상화땐 큰 손실 우려

집값 상승 원인으로 또 유동성 꼽아

임대차 3법엔 "갱신율 늘어 긍정적"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에 논란 여전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기자 간담회에서 1차 사전청약 단지의 분양가를 공개하면서 집값 안정을 위해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3기 신도시 분양 가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정부 계획대로 최종 분양가가 결정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현 시세 기준으로 ‘수억 원의 로또’도 예상된다. 한마디로 시세 대비 60%가량 저렴한 만큼 ‘영끌’ 추격 매수 대신 사전청약 물량에 주목하라는 것이 노 장관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당첨은 ‘바늘구멍’만큼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장관이 이날 취임 50일 만에 첫 기자 간담회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영끌’ 경고다. 그는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2~3년 후에는 반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이다. 노 장관뿐 아니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잇따라 ‘버블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서 무겁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집값이 상승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로 막대한 유동성이 시중에 풀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상승한 주요 원인을 여전히 정책이 아닌 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으로 꼽은 것이다.



특히 노 장관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을 암호화폐 시장에 비유하며 현재의 가격 상승을 비정상적 범위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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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로, 자기 능력을 넘어서는 영끌을 통해 투자를 했다가 나중에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는 본인이 자기 투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장관은 투기의 범주, 그리고 목표로 하는 주택 가격의 범주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전세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서도 ‘국지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노 장관은 “서울의 이사 수요가 평균 2만 가구 정도인데 올해는 7,600가구로, 이 중 대다수가 서초구에 몰려 있다”며 “반면 공급 물량은 평년 수준과 비슷해 수급의 문제는 국지적이며, 이는 연말까지 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에 대해서는 “현재 전세 갱신율이 기존 50%에서 73%로 늘어나는 등 제도 시행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불안에 대해서도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불안의 주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고 있다.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과천 지구의 주택 공급에 이어 노원구 태릉CC 공급 계획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냐는 지적에는 “과천은 당초 4,000가구 계획이었는데 그보다 더 좋은 부지에 4,300가구를 공급한다”며 “태릉도 구청장 소환 절차가 종료돼 서울시와 구청이 협의를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노 장관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들고 나온 임대주택 유형인 ‘누구나집’의 추진 현황과 관련해 “공공 지원 민간 임대의 한 유형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경기 지역 여러 지자체에서 1만 800여 가구에 대한 누구나집 시범 사업 부지 공급 의사를 밝혔고, 연내 공모를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권 밖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의지도 다시 한번 밝혔다. 노 장관은 “고속도로 기본계획에서 검토하는 지역은 서울 경계인 양재IC 이남에서 화성 동탄 구간에 해당한다”고 전제한 뒤 “도로 옆이 개발되면서 평면 확장을 할 수 없어 입체적인 지하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며, ㎞당 1,000억 원의 비용으로 총 3조 원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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