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車 내장재도 종이로 만든다

무림P&P 나노코리아 전시회 참가

기능성 화장품부터 車 부품까지

친환경 신소재 제품 대거 선봬

한솔제지도 친환경포장재 상용화

종이 수요 감소에 체질개선 속도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적용해 제작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사진제공=경산시셀룰로오스 나노섬유를 적용해 제작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사진제공=경산시









종이 수요 감소에 국내 제지기업들이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 수요 증가로 골판지 생산 기업들은 호황을 맞고 있지만 매년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일반 인쇄용지 회사들은 관련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 포장재, 음식용기뿐 아니라 전자, 자동차 부품 신소재 개발로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8일 무림P&P(009580)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2021'에 참가해 나노셀룰로오스, 펄프몰드, 바이오플라스틱 등 다양한 신소재 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한 나노셀룰로오스는 펄프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섬유를 나노미터 크기(약 10억분의 1미터)로 쪼갠 물질로 무게는 철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여기에 철보다 강도는 5배에 달하는 데다 안전성, 친수성이 뛰어나 자동차, 화장품, 전자제품 등 여러 산업에 접목될 수 있다.



무림P&P가 나노셀룰로오스 소재 기술 개발에 우위가 있는 것은 펄프 생산 기술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무림P&P는 국내서 유일하게 펄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건조펄프가 아닌 생펄프에서 나노셀룰로오스를 제조할 수 있는 원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전시에서 무림P&P는 나노셀룰로오스의 특성을 응용할 수 있는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높은 점도와 보습성을 가진 기능성 화장품에서부터 산소나 수분 투과를 막는 배리어(Barrier) 필름 형태의 의약품, 식품포장재에서 자동차 내장재 소재까지 공개했다.



이중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제품은 친환경 식품용기다. 최근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 소재로 만든 친환경 식품용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무림P&P도 이번 전시에서 '펄프몰드' 소재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접시, 도시락 용기, 종이컵 등을 공개했다. 펄프몰드는 플라스틱 코팅을 하지 않아 분리수거가 쉽고 생분해도 된다.

무림P&P, 한솔제지(213500) 등 국내 대표 인쇄용지 기업이 속한 인쇄용지 산업은 최근 온라인 시장 확대로 매년 외형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도공 인쇄용지(백상지 등) 생산량은 58만톤으로 전년(63만톤) 대비 8% 감소했다. 도공 인쇄용지(코트지 등) 역시 같은 기간 130만톤에서 112만톤으로 14%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림P&P와 한솔제지는 상용화 가능한 기술을 우선적으로 신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실제 무림P&P는 올 하반기 울산공장 내 국내 최대 규모 전용 설비를 구축해 친환경 포장재에 쓰이는 펄프몰드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펄프, 목재, 톱밥 등을 활용해 개발한 '우드 플라스틱'과 생분해 가능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샘플도 공개한다. 이 소재들은 플라스틱을 대체한 옷걸이, 칫솔, 화장품 케이스 등에 쓰일 수 있다.

한솔제지 역시 2010년부터 나노셀룰로오스 개발을 위한 투자를 시작해 2018년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한솔제지도 나노셀룰로오스 기술을 적용해 타이어, 자동차 부품 신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분해성 종이포장재 '프로테고'와 친환경종이용기 '테라바스'를 개발해 상용화 하는 데 성공했다. 프로테고는 90% 이상 생분해 되며 분리배출도 가능하다. 화장품, 커피, 식품 등 제품의 포장재 소재로 쓰일 수 있다. 친환경 식품 용기 테라바스는 재활용과 생분해 모두 가능해 플라스틱 소재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롯데제과, 아모레퍼시픽 등 여러 기업과 친환경 포장재 개발을 시작했으며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식자재 쇼핑몰에는 테라바스를 최근 공급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뿐 아니라 친환경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각 기업들이 빠르게 사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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