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60번째 생일파티에서 마스크 없이 마이크를 들고 춤추는 사진이 유출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지난 7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가족과 지인, 유명인사 등 수백명을 초대해 자신의 60번째 생일 파티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생일파티는 비공개 였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사진과 영상 촬영 금지 규칙을 어기고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공유했다.
싱어송라이터 에리카 바두가 올린 영상을 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색의 무늬가 들어간 셔츠와 흰색 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바두의 손에 이끌려 중앙무대에 오른 그는 마이크를 쥐고 참석자들과 춤을 췄다.
래퍼 트랩 베컴과 매니저 TJ 채프먼은 행사장의 요리와 음료, 장식 등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뒤 팔로워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행사 지역인 매사추세츠주에서는 합법인 대마초를 피우는 자신들의 모습도 함께 찍어 올렸다. 사진에는 또 최고급 술병과 시가 등이 있었다고 한다. 식사로는 치킨, 새우, 밥, 야채 등이 곁들여진 스테이크가 제공됐고, 후식으로는 멕시칸 핫 초콜릿과 브라우니, 수박 등이 나왔다. 냅킨과 마스크, 무대 허가증에는 44대 대통령의 60번째 생일이라는 의미의 '44X60'이 새겨져 있었다. 파티 현장을 생중계한 음악가 트랩 베컴은 “오바마는 파티 내내 춤을 췄다.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라고 전했다.
사진들은 행사 사진 금지 방침에 따라 나중에 삭제됐다고 한다. 베컴은 "규정 때문에 모든 것을 지워야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일 마서스비니어드를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당한 위험이 있는 곳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현지 경찰은 행사가 이날 오전 1시에 조용해졌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백악관이 밝혔었다.
앞서 오바마 측은 초청자 475명에 스태프만 2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환갑잔치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자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참석하도록 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